이주열 총재 “GDP통계 신뢰성 하락, 한계점 보완할 것”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 의 정례 금융협의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총생산(GDP) 통계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GDP통계가 각국 경제규모와 성장속도의 척도지만 최근 경제환경 변화로 신뢰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25일 한국은행에서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품질 차별화가 가능한 서비스업 비중 증가, 디지털 경제 확대 등으로 GDP통계 신뢰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GDP전망이 새로 발표될 때 마다 관심이 매우 높은데 사실 GDP 0.1~0.2%포인트 차이가 과연 어느 정도 의미를 갖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지난 4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7%와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전망치인 2.6%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린 ‘the prosperity puzzle’이라는 특집기사를 인용해 GDP통계가 지닌 한계를 지적했다.

예컨대 강의료를 내고 학원 강의를 듣는 대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투브(YouTube)를 통해 무료강의를 들을 경우 효용가치가 더 높을수 있으나 GDP는 오히려 하락한다. 또한 우버택시나 에어비앤비 등도 일반택시와 호텔사용과 비교할 때 GDP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총재는 “온라인 쇼핑,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시키지만 이로 인한 시설 투자 감소로 GDP는 오히려 하락한다”고 했다.

이를 고려해 프랑스 정부는 2008년 GDP통계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들은 ‘양보다는 질적인 개념으로의 전환’과 ‘환경의 중요성 반영’ 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GDP통계가 가진 이런 한계점들은 4차 산업혁명 도래와 함께 더 확대될 것”이라며 “한은도 앞으로 GDP통계 한계점을 보완하고 신뢰성을 제고하는데 부단히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GDP통계 추정방법을 개선하고 생활수준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과거와 달리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부분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GDP숫자의 이면에 있는 의미까지도 면밀히 읽어내는 역량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전성인 홍익대 교수, 최강식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