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인상안 빼라" 기재부 강경입장 전달

머니투데이

세종=조성훈 기자

25일 오후 차량으로 가득한 서울 강남대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휘발유-경유값과 관련 경유값 인상과 관련한 유류세 조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5.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환경부가 최근 미세먼지 발생 주범으로 지목 받는 경유차 사용 비율을 낮추기 위해 경윳값을 올리고 휘발윳값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25일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두고 환경부와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차관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사진은 2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유가정보 게시판. 2016.5.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획재정부가 환경부의 미세먼지 대책 중 핵심방안인 경유가 인상에 대해 “유류세 조정은 불가하며 관련 검토안을 대책에서 아예 제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관계부처간 이견이 적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미세먼지 종합대책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25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기재부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 차관회의를 열 계획이었으나 돌연 취소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미세먼지 대책관련 부처간 회의는 각 부처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라 재차 실무협의를 한 뒤 어느 정도 합의점이 도출될 때 다시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의 원흉으로 경유차를 지목하면서 환경부가 관련 경유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경유 인상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 방안은 휘발유와 경유간 100대 85인 현재의 상대가격구조를 95대 90 정도로 좁히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24일의 실무진 회의에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2007년 정해진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구조는 지난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라며 “환경부가 경유 소비자가 인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세금을 손댈게 아니라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면 되는 문제인데 기재부로 책임을 떠넘긴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경유와 휘발유 가격차를 줄이는 방안이 가장 큰 해법이라는 주장과 더불어 환경부담금 부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부처와 업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이어서 근본적 원인과 정책적 대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충분히 시간을 두고 논의할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또 미세먼지 대책이 에너지정책, 산업경제, 내수활성화는 물론 자영업자나 농어민 등 서민 증세 이슈와도 연결된 복잡한 문제인 만큼 정책조정 역량을 가진 기재부가 나서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