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특명에 서울시 '옥시제품' 다 뺐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선언 12주년 기념행사에서 '균형발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2016.1.29/뉴스1

"앞으로 서울시는 옥시 제품을 쓰지 않도록 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논란이 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제품을 '퇴출'하겠다고 밝힌 이후 서울시 본청과 자치구청, 사업소 등에서 옥시제품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시가 민간위탁을 맡긴 기관은 물론, 교육청과도 협의해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옥시제품을 쓰지 않도록 공문을 보내 요청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원순씨의 X파일'에서 "사회 금도를 벗어난 부도덕한 기업과 노사 관계 등이 징벌돼야 사회가 건강해진다"며 "서울시가 옥시 기업의 소모품을 일부 쓰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앞으로 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시장은 "이런 부도덕한 기업의 상품은 이 땅에 자리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망하는 회사가 한 두 개씩은 있어야 정신을 차린다"고 강조했다.

이후 한 달여가 지난 26일 서울시의 옥시제품 사용 여부를 파악한 결과 시 본청과 자치구청, 보건소, 사업소 등에서 전부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본청과 자치구청, 사업소, 보건소까지 옥시제품 사용 여부를 일제점검했더니 구매한 사례가 없었다"며 "일부 1개씩 샀던 곳도 전부 폐기할 정도로 거부감이 강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한 해 동안 구매한 '옥시제품' 구매액은 총 2700만원으로, 옥시 손세정제인 '데톨' 구매액이 이중 절반 가량인 1000만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 불거진 '메르스 사태'로 인해 손세정제를 다량 구매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또 옥시제품이 타사 동일효과 제품 대비 가격이 비싸서 관공서 구매용으로 부적합한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옥시제품 가격이 타사 제품 대비 비싸서 청사 청소 등엔 단가가 안 맞는다"며 "가정용으론 모르지만 관공서에서 쓰기엔 애초에 살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도 협의해 초·중·고등학교서도 옥시제품을 쓰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손세정제를 10억원 가량 구매한 서울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옥시제품을 불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