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현대證 '자전거래' 중징계 확정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현대증권 전경

현대증권이 59조원 규모의 불법 자전거래를 한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일부 업무정지 1개월과 3억원에 가까운 과태료를 물게 됐다.

25일 금융당국은 제10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현대증권 (7,370원 ▲10 +0.1%)에 대해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 업무 1개월 정지와 과태료 2억8750만원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업무정지는 의결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다.

현대증권은 2009년 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우정사업본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금을 일정수준의 수익률을 내는 조건으로 위탁받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랩어카운트에 담은 CP(기업어음)나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등을 자신들이 관리하는 다른 계좌로 매도하는 불법 자전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자전거래는 두 개 이상의 계좌를 이용 동일한 주식을 반복적으로 매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사가 랩어카운트를 이용해 동일한 주식이나 채권 등을 반복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해당 증권사는 단기상품에 비해 장기상품의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이용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데 자전거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들어 투자자에게 6개월 만기로 자금을 유치한 후 실제로는 3년만기 CP와 ABCP 등을 매입해 운용 후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할 때가 되면 채권을 다른 랩으로 매도하는 식이다. 특히 새롭게 유치한 자금으로 이전 투자자에게 자금을 반환하는 일명 '돌려막기' 방식으로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거래는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높여 시장질서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 '폭탄돌리기'와 같은 형태로 해당 증권사나 장기상품 만기에 투자하는 투자자에 손실이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같은 형태의 거래가 지속되는 경우 금융위기 등 경제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고 펀드간 수익률 조정이 임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