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축구요 야구요?" 원희룡 "나는 천리통이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5일 낮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전날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과의 3자 회동에서 합의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와 혁신비대위원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5.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어디 지사님은 축구선수도 했다가 불펜투수도 하는데, 원 지사는 어느 종목이요?"(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저는 앉아서 천리를 봅니다. 천리통이라고…."(원희룡 제주도지사)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제주포럼 2016' 현장에 마주앉았다. 야당의 대권잠룡으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해 선문답을 주고받았는데 원 지사가 곧바로 응수하며 안 지사에 대한 은근한 라이벌의식도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 지사에게 "어디 지사님은 축구선수도 했다가 불펜투수도 하던데, 원 지사는 어느 종목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안희정 지사가 최근 대권 출마 여부에 대해 "직접 슛을 때릴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안 지사는 역시 같은 맥락으로 "불펜투수(구원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말을 들은 원 제주지사 역시 여권의 대권잠룡으로 분류되는 이다. 원 지사는 곧바로 "우리는 앉아서 천리를 봅니다. 천리통이라고 하지요"라고 응수했다. 멀리 제주에 있지만 중앙정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이다. 본인 역시 언제든 등판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정 원내대표는 "당의 결속에 원 지사가 큰 역할을 해 달라"며 "우리 당의 호프들이 도지사로 나가있는 것과 관련해 들어와 좀 힘이 돼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원 지사가 제주도를 잘 이끌고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고 말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25일 제11회 제주포럼 통일부 장관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ICC에 들어서며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5.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 지사는 정 원내대표에게 계파주의 청산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장 합의된 것을 바탕으로 지도자를 세우고 개혁을 추진하면 국민들이 무엇을 위해 가는가를 느낄 수 있는데, 계파만 얘기하다보면 또 자기들끼리 자리배치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심이 등을 돌리고 지금도 따갑게 보고 있는데 우리가 응답해야 하는 만큼 어차피 시간은 좀 걸릴테니 대표님이 기존의 계파의 벽을 쳐내달라"고 당부했다.

원 지사는 이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조직과 질서를 형성해나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지난 총선 참패에 담긴 민심을 새누리당이 생각하는 국가의 장기적인 노선에 맞게 수용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그래서 지금 반성문 격인 총선백서를 자체적으로 쓰고 있으며, 이런저런 건설적인 얘기들을 다 모아서 환골탈태하고 새 출발을 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와 원 지사는 이날 열린 제주포럼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