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파" 입원해 병실 환자들 지갑 턴 40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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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윤모씨(가운데)가 서울시내 병원에서 입원서를 작성하는 장면(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 News1

서울시내 병원을 돌며 허리디스크를 명목으로 다인실에 입원한 뒤 상습적으로 다른 환자들의 지갑을 훔쳐 달아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상습절도 및 사기,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윤모씨(40)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서울시내 병원 12곳에서 병실 환자들의 신용카드와 현금 등을 훔쳐 약 660만원어치의 금품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허리 디스크 증상이 있는 윤씨는 병원 다인실에 입원한 뒤 같은 병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지갑 속 신용카드나 현금을 훔쳐 퇴원수속 없이 달아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진료수속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구두로만 요구하기 때문에 그는 자신뿐 아니라 형과 타인의 훔친 명의를 이용해 병원을 옮겨다닐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달아난 뒤에는 훔친 신용카드로 귀금속,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고급 렌터카를 빌렸다.

훔친 귀금속은 금은방에 팔아 생계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거나, 유흥업소에서 만난 여성에게 선물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중년층 이상인 피해자들은 대부분 문자메시지로 신용카드 사용내역이 고지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아 카드를 도둑맞은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과거 운전기사 등으로 일했던 윤씨는 아내와 이혼하고 같은 수법의 범죄를 저질러 복역하다 올해 3월 출소했다.

그러나 생계 유지가 어려워지고 형제 등 가족들마저 자신을 외면한다는 이유로 다시 '병원털이'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윤씨를 26일 오전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입원 환자들은 귀중품을 지니고 다니거나 잠금장치가 있는 서랍에 보관하고, 병원들도 입원수속 과정에서 신분 확인을 보다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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