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산도 안티에이징(Anti-aging)하자!

최근 소수점까지 따져가며 1%대 예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가와 세금을 감안하면 결국 '깡통' 금리만 남는데도 0.1% 더 주는 원리금보장상품이 있으면 그쪽으로 몰린다. 다른 안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택한 투자처라고 하지만 사실상 안전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안전한=확실한'의 기준을 바꿔 생각하면 투자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다. 안전한 투자란 자산의 실질가치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지키지 못한다면 10~20년 후에는 제 가치를 잃은 늙은 자산만 남게 될 뿐이다. 은퇴자산의 젊음을 위해 안티에이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은퇴자산 안티에이징 첫번째 단계는 균형 잡힌 자산배분이다. 균형 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듯이 자산도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골고루 먹고 자라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도 담고, 원리금보장형뿐만 아니라 실적배당형 상품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각 투자가 사단취장(捨短取長,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것은 취함)의 묘를 살릴 수 있다.

재간접펀드는 여러 펀드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운용의 묘를 활용하는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시장에서 성과가 좋은 펀드만 골라서 담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펀드 하나로 투자대상도 다양화할 수 있어 간편하다.

두 번째 단계는 연령에 맞는 체력관리다. 은퇴자산을 위한 투자는 은퇴연령을 고려해 강도를 정해야 한다. 은퇴 시점이 많이 남은 사람일수록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적립식 투자를 실행해보자.


장기 적립식 투자는 금융상품을 매입하는 가격을 평준화(cost averaging effect)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은퇴자산을 축적할 때 유용하다. 은퇴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저위험 거치식 투자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축적된 자산을 안전하게 옮겨 두었다가 필요할 때 바로 활용할 수 있게 준비하면 된다.

직접 투자를 실행하기 어렵다면 은퇴시점을 만기로 잡고 운용하는 타겟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에 관심을 가져보자.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은퇴전용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젊은 직장인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은퇴가 임박한 중장년층은 채권 비중이 높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마지막 단계는 자산가치를 저해하는 독소를 제거하는 일이다. 세금은 자산의 실질가치를 줄이는 요소이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절세방안을 찾을 수 있다. 연금계좌는 대표적인 은퇴자산 전용 절세계좌로, 연 700만원까지 추가로 납입하면 총급여에 따라 12~15%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금을 이연받은 퇴직금의 경우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도 30% 감면받을 수 있다.

2016년 우리는 초저금리, 저성장 시대, 자산의 젊음을 지켜줄 수 있는 안티에이징이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다. 빠르게 늙어가는 자산들의 체질개선을 위해 은퇴설계 전문가에게 항산화 처방을 받아보자. 잘 관리된 건강한 은퇴자산은 나의 노후에 자신감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