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빠진 K뱅크, 해당 지분 다음 주인은

KB금융 자회사 편입이 승인된 현대증권의 인터넷은행 지분('K뱅크' 보유지분) 10%(우선주 포함)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NH투자증권의 행보가 빨라졌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11,720원 ▲50 +0.43%)만 'K뱅크' 지분 매수에 대한 초기 검토에 들어갔다. 이외 주요 증권사들은 'K뱅크' 참여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날 "현대증권의 K뱅크 지분 매수에 대한 효용이나 실익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의사결정과 관련 초기 단계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파크의 인터넷은행 'i뱅크' 컨소시엄에도 참여했던 만큼 NH투자증권의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심은 높다. 다만 인터파크가 올해 금융당국이 추가 인가 방안을 내놓을 경우 재도전에 나서기 위해 기존 컨소시엄 참여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어서 NH투자증권은 i뱅크와 K뱅크를 놓고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함께 현대증권이 빠진 자리를 대체할 증권사로 거론됐던 키움증권 (130,500원 ▼300 -0.23%)과 대신증권 (15,240원 ▲100 +0.66%)은 'K뱅크' 지분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와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K뱅크 주주참여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권 대표는 "생각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참여했을 것"이라며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돼 경영권을 가질 수 있게 되면 그 때 주도적으로 인터넷은행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도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TB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역시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가 이같이 인터넷은행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은 업황이 부진한데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든 산업자본에 대해 의결권 있는 은행지분을 4%까지만 보유하도록 하는 은산분리 규제도 걸림돌이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규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이고, 수익 모델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라며 "특히 최고경영인(CEO)의 재임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를 중심으로 꾸려진 K뱅크 준비법인에서 3대주주인 현대증권은 지난달 KB금융지주에 인수됐다. K뱅크 주주로 우리은행 등이 있는 가운데 현대증권 모회사가 될 KB금융지주의 국민은행과의 관계 등이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뱅크 준비법인은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받기 위해 현대증권과 주주관계를 빨리 마무리하고 증권업계에서 새 파트너를 찾아 주주구성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K뱅크 주요주주로는 기존 현대증권 외에 우리은행,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다날, KT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뱅크 주요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