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청년들, '직장' 아닌 자신만의 '업' 찾게 할 것"

경기 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에 오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6일 취임식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65%는 현존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된다고 합니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47,400원 ▼700 -1.46%) 이사회 의장이 26일 경기 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취임사 대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김 총장은 스타트업캠퍼스를 "'직장' 아닌 평생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업(業)'을 찾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스타트업캠퍼스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스타트업 전문 육성기관이다. 김 총장은 지난 3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추천으로 스타트업 캠퍼스의 초대 총장에 선임됐다.

김 총장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된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미래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며 "최근 알파고라는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이세돌 9단을 꺾었듯 우리 아이들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사회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지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수년간의 연습을 통해 겨우 축구장에 입장했는데 갑자기 축구장이 야구장으로 바뀌어있는 것"이라며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력을 얻으면 좋은 직장을 얻었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스타트업캠퍼스를 통해 많은 청년들이 직장이 아닌 자신 만의 일을 찾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로그래밍 교육을 비롯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더불어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총장은 "축복이어야 할 수명 연장이 걱정거리가 돼 제2의, 제3의 직업이 필요해졌다"며 "자신이 평생할 수 있는 업을 찾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총장은 스타트업캠퍼스 운영진과 스타트업업계 관계자들가 별도의 티타임을 갖고 의미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을 합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거대한 댐을 무너뜨리는 것도 작은 균열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작은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행해진다면 나중에 큰 변화를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총장은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카카오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근 카카오는 신규 O2O(온오프라인연계) 사업 투자로 실적이 반토막 난 상황이다. 김 총장은 취임식 후 기자와 만나 "O2O 사업은 일종의 투자"라며 "실적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드라이버를 시작으로 헤어샵, 주차장, 가사도우미 등 분기당 1개의 신규 O2O 사업을 발표하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O2O 사업의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불투명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의장은 실적과 관련해서도 "(실적이) 천천히 나아질 것"이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