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공정위 M&A 심사, 조기 결론내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6일 오후 과천 정부과천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미래부 출입기자 간담회'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M&A(인수합병) 심사가 조속히 마무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20대 국회에서 논의되는 '통합방송법'이 아닌 현행 '방송법'에 따라 M&A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에게 (M&A 심사) 절차 진행이 느리지 않느냐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공정위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조기에 결론이 나서 통보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물론 미래부가 공정위 심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송통신 주무부처인 미래부가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공정위의 심사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사 기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과 현행법인 ‘방송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IPTV)법’ 가운데 어떤 기준을 심사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승인 여부가 갈릴 수 있다.


현행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SO), 위성방송사업, IPTV 사업자 간에는 상호 겸영이나 소유지분을 33%로 제한한다. 때문에 이 기준대로라면 이번 M&A에 미칠 여파는 없다. 반면 ‘동일 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을 담은 통합방송법은 케이블과 IPTV에 상관없이 지분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이번 M&A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최 장관은 "어떤 기준을 심사에 적용할 것이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복잡하게 생각할 게 없다"며 "장래 어떤 일이 벌어질까봐 일을 안 하겠다는 태도는 제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발언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통과조차 되지 않은 장래의 법인 '통합방송법'을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법안을 소급적용하는 것은 이용자의 피해를 줄이는 등의 사안에만 해당한다. 이번 사안은 이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선과 기본요금 폐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단통법 이후 데이터 소비는 급증했는데 요금은 절감됐다"며 단통법의 효과로 △동일한 단말기 가격 적용 △단말기 선택 폭 확대 △20% 요금할인 △알뜰폰 약진 △데이터중심 요금제로 인한 통신비용 절감을 들었다.

하지만 "개선될 점이 필요하거나 조정 필요한 부분은 의견 수렴하고 계속 대응할 생각"이라며 향후 단통법 개선 정책 시행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기본료 폐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통해 요금이 결정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25일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분쟁을 통해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이익을 실현하자는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 역시 강력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은 표준특허 부문에서 약진하고 있고, 특허출원 가치에서도 지위가 상승하고 있다"며 "미래도 표준특허 지원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국제교류 등을 소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장관은 최근 국방부의 병역특례제도 폐지 방침에 우려의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런 문제는 국가적으로 심대하고, 과학·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국방부에 미래부의 (우려) 입장을 여러 방법으로 전달했고, 아직 (폐지 여부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