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안정 찾아가는 투자심리

꼬인 실타래가 하나씩 풀려가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안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리스크 지표들이 하향 안정세를 이어온 데다,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해 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중이다.


투자심리 안정화의 배경을 짚어보자면 우선, 그리스 구제금융과 관련해서는 유로그룹이 103억유로 지원을 결정하면서 급한 불을 끈 상황이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의 7월 만기채권 상환을 위해 6월 중 75억 유로를 우선적으로 지급하고, 부채부담 경감을 위해 2018년 3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종료시 채무를 재조정해주는 데 합의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연시 브렉시트 지지도 증가로 연결되며 유로존의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시킬 빌미로 작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발 변동성 확대 우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브렉시트 관련 국민투표 전까지 투자심리의 굴곡이 생길 수 있으나, 일련의 상황 속에서도 유로존은 물론 독일의 심리지표들이 개선세를 이어가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역시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일부 희석되는 모양새다.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4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예상치를 상회한 주택지표의 개선 등으로 말미암아 펀더멘탈 호조에 기반한 정책 변경이라는 긍정적 센티먼트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6월 초에 발표될 고용지표의 개선여부가 금리인상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FOMC 전까지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지속되겠지만, 기준금리 인상 충격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회복 및 수요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우세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은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심리 완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경우 변동성 장세가 좀 더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꾸준히 언급해 온 것처럼 단기적으로는 월말 중국 ADR 잔여분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으로 수급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코스피의 하락압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을 중심으로 경계감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다만, 주식형 펀드자금의 이탈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모멘텀 회복과 코스피 PBR 감안시 밸류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어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뉴욕 증시는 지난 이틀간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혼조세를 보였다. 기대에 못 미친 내구재 주문과 국제 유가 하락 영향도 일부 있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44포인트(0.02%) 하락한 2090.1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23.22포인트(0.13%) 내린 1만7828.29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6.88포인트(0.14%) 상승한 4901.77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이 49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상승 출발했지만 최근 상승세를 이끌었던 에너지와 금융 업종이 부진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보합권에 등락을 거듭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