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6개월 '방송중단'…"방송퇴출 가능한 사안 누락"

국내 방송 역사상 최초로 홈쇼핑 방송중단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지난해 4월 홈쇼핑 사업 재승인 과정에서 사업계획서를 허위기재한 롯데홈쇼핑이 그 대상이 됐다. 미래부는 롯데홈쇼핑이 재승인 당시 허위기재로 인해 탈락을 면한 만큼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6개월 간 롯데홈쇼핑의 황금시간대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9월28일부터 반년동안 오전 8~11시, 오후 8~11시 하루 6시간 홈쇼핑 방송을 진행할 수 없다. 해당 시간 동안 업무정지 안내 문구 및 배경음악이 송출될 예정이다.

이번 징계는 지난해 4월 홈쇼핑 재승인 심사과정이 발단이 됐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사업계획서에 납품비리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직원 2명의 명단을 누락시켰다.

2014년 롯데홈쇼핑 임직원 일부는 납품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를 통해 임직원 8명이 형사 기소돼 재판 중이며, 이 가운데 2명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홈쇼핑 재승인 심사요건 중 하나인 '방송의 공적 책임' 항목에서 과락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과락 처분이 결정되면 재승인 탈락이 돼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채널에서 퇴출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류누락으로 인해 감점 수준이 줄어들면서 미래부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유효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이를 통과시켰다.

지난 2월 롯데홈쇼핑 보고서에 서류가 누락된 것을 알아챈 감사원은 롯데홈쇼핑과 미래부 담당자 3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방송법 18조 및 시행령에 따르면 미래부는 롯데홈쇼핑에 대해 6개월 업무정지, 혹은 허가·승인의 유효기간 단축 징계를 내릴 수 있다. 19조 및 시행령에 따라 업무정지 징계로 인한 이용자의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면 5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로 이를 갈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롯데홈쇼핑의 죄질이 무겁기 때문에 소액의 과징금 처분, 혹은 유효기간 단축 처분으로는 징계수위가 낮다는 것이 미래부의 설명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재승인 탈락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서류를 누락시킨 만큼 가장 수위가 높은 6개월 업무정지 징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난 가중을 피하기 위해 징계 수위를 조정했다. 프라임 시간대로 한정해 방송중단 결정 역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미래부는 "사실 프라임 시간 대 중소 협력업체 제품 편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죄질에 맞는 징계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방송중단 시간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4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것도 중소 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조치다. 미래부 관계자는 "홈쇼핑업계가 이미 여름상품과 추석 명절용 상품 기획에 나선 것을 고려해 유예기간을 잡았다"며 "향후 TV홈쇼핑·데이터홈쇼핑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롯데홈쇼핑 납품 중소기업의 입점을 주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롯데홈쇼핑에 비정규직 부당해고 및 용역계약 부당해지를 금지하고,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안을 3개월 안에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업무정지 외 시간대에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편성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롯데홈쇼핑은 이번 조치로 6개월간 약 5500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이 가운데 65%가 560개 중소 협력업체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사상 최고 수준의 초강력 제재를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