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꼼수 논란' 불지핀 靑 '청문회법' 기습 거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 행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5.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가 27일 '상시 청문회법'(국회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야권은 청와대의 꼼수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해외순방으로 부재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통상 화요일에 열리는 국무회의를 금요일로 앞당겨 전자서명이라는 방식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무리라는 판단이다.

현행대로라면 국회에서 본회의를 거쳐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대통령은 15일 내에 공포해야 한다. 이 기간 내에 공포하지 않은 경우 자동적으로 국회의장이 대신해 공포하도록 되어있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임시국회를 열어 기존보다 요건이 강화된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문제는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재의할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법 5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3일 전에 공고해야 한다. 19대 국회의 남은 임기는 28일과 29일(토~일요일) 뿐이다. 19대 국회에서 임시회 소집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이에 따라 야당측은 청와대가 국회법에 대한 국회의 재의 절차를 제대로 밟으려 했다면 적어도 24일 이전에 재의요구가 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법안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면 20대 국회가 개원되고 난 6월 이후로 권한을 행사했어야 한다는 것. 5월30일부터 6월3일까지가 정쟁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적기며, 특히 31일은 정기국무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대 국회에서 마지막 본회의를 열 수 없도록 마지막날에 임시국무회의 열어서 거부권 행사한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가 이렇게 꼼수 국무회의 열어도 되느냐"고 지적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더민주는 청와대의 재의요구가 요건을 갖추지 않아 자동 공포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해석한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소에 제소해서 판단해봐야 하는 것이지만 자동으로 공포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학자의 견해가 있다"며 "거부권은 행위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끝나지만 이것은 재의 '요구'다. 국회가 재의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리적 해석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사무처도 이 부분에서 고민이 깊다. 국회사무처는 청와대가 국회에 재의결을 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여야가 합의해 해결해야 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