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조사받을 시간 없다"…거라브 前옥시 대표 소환 불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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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에 대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 제공) 2016.5.8/뉴스1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레킷벤키저 대표가 한국 검찰의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필요할 경우 거라브 제인 전 대표를 강제구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거라브 제인 전 대표가 결국 변호인을 통해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27일 밝혔다.

인도계 임원인 거라브 제인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진 2006~2008년에 옥시 한국지사에서 마케팅부서장을 맡았으며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0월 사이 존 리 전 대표의 뒤를 이어 한국지사 대표직도 맡았다. 현재는 옥시 본사의 태평양-아시아(PA) 본부장을 맡아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검찰은 거라브 제인 전 대표가 한국에 입국해서 검찰 조사를 받을 만한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환 불응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또 리 전 대표 소환 당시 벌어진 몸싸움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검찰은 거라브 제인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서면으로 대체하거나 담당 검사가 직접 싱가포르로 가서 대면 조사를 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소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받아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신병을 강제로 확보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와 싱가포르 정부 사이에는 형사사법공조조약이 체결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거라브 제인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지면서 제품이 유해할 가능성이 알려졌는데도 제품을 계속 판매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울대 조모 교수에게 1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관련 보고서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기도 하다. 조 교수는 옥시 측에 유리한 쪽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검찰·법원 등에 제출하고 자문료 명목의 돈을 따로 챙긴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3일 가습기 살균제가 한창 판매되던 시기인 2005년 6월~2010년 5월에 대표직을 맡았던 리 전 대표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에 가까운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영국 본사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보고받고도 묵인했다거나 판매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는 정황이 드러날 경우 영국 본사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호서대 유모 교수가 민사소송 진술서를 제출해주는 대가로 옥시로부터 돈을 받아챙겼다는 정황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교수는 자문료 명목의 돈 2400만원, 진술서 작성 대가 명목의 돈 2000만원을 각각 옥시 측으로부터 받았다.

검찰은 유 교수가 옥시에서 받은 돈이 더 있다고 보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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