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담합 공방…시중은행 "무혐의 기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은행권의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담합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해당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은행들이 최근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조사관들이 검토해서 6월말까지 전원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이 CD금리 담합 사건 처리를 언급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6개 은행은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소명자료를 바탕으로 다음달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준비에 들어갔다. 전원회의 때는 CD담합 의혹과 관련된 최종 심의·의결이 진행된다. 심의 절차는 의결에 앞서 은행 담당자들과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모여 각자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는 자리다.

각 은행은 지난 3월 제출한 소명자료를 통해 CD금리 담합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심의 때 다시 한 번 담합이 없었다는 것을증명한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소명자료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담합 정황에 대해 충실히 담았다"며 "밀약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위원회에서 무혐의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위원회 때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CD금리가 연 3.54~3.55%로 거의 변동이 없었는데 여기에 은행들이 담합했는지 여부다. 시중 은행들은 CD금리가 변동이 없었던 것은 CD발행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금융 당국은 2009년까지 CD도 예금으로 인정해 예대율 산정에 반영했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건전성을 위해 예대율을 규제했다. 은행은 대출을 늘리기 위해 예금으로 인정되는 CD를 많이 발행해 예금 잔액을 늘렸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2009년 말 CD를 예대율 산정에 반영하지 않기로 하자 은행 입장에서 CD를 발행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이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했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당시 CD금리가 대출금리에 적용되면서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이 높은 금리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은 CD는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예금금리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시중은행 한 자금부 관계자는 "당시 예대율 관련해 발행이 급격히 줄어 금리의 변동성이 크게 준 것"이라며 "CD금리는 금융투자협회가 거래 실적이 많은 증권사 10곳으로부터 금리를 받아 가장 높은 값과 가장 낮은 값을 뺀 8개 금리를 평균으로 낸 다음 고시해 담합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