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에 흑자전환 기대

백세주와 막걸리 판매 부진으로 인한 실적악화에 허덕이는 국순당 (5,370원 ▲10 +0.19%)이 하반기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으로 '반짝'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3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연내 상장을 추진하면서 이 회사 주식 69만여주를 보유한 국순당이 상당한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빠르면 다음달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과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10월께 미국 판매를 시작하기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화이자에 공급에 먼저 나서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으로 수출과 함께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할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에 국순당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의 현 시세와 상장 이후 예상 가치가 국순당이 기재한 장부가를 월등히 뛰어넘기 때문이다.

국순당은 2011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1주당 230만7500원씩, 80억여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가격은 JP모간 계열 사모펀드인 원에쿼티파트너스(OEP)가 셀트리온헬스케어 기업가치 총액을 1조1040억원으로 산정한 데서 비롯됐다. OEP는 이 가격에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매입, 오늘날 22.4%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 가격은 불과 3년 뒤인 2014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미국 제약사 호스피라를 상대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기업가치를 2조4000억원으로 산정, 2배 이상 뛰었다. 이때 호스피라는 주당 500만원대에 사채를 매입했다.

국순당은 장부상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시장성이 없는 투자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장부가도 매입가와 동일한 80억원으로 기재해놓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하반기 상장을 하면 국순당은 해당 주식을 '시장성 있는 지분증권'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 경우 취득가액과 공정가액(시가) 차액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반영된다. 기타포괄손익은 순이익과 함께 총포괄손익으로 인식된다.

국순당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호스피라 매입가로 환산하면 170억여원으로, 매입가를 제하고 90억여원 차액이 발생한다. 상장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이 현재 장외가격(3조6000억원)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예상차액은 180억원으로 뛴다.

해당 차액은 국순당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1분기 국순당은 3억원 손실과 4억원 기타포괄손실을 더해 7억원 규모 총포괄손실을 입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한다고 해도 총포괄손익이 개선될 뿐 당장 순이익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지분을 매각해 차액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순이익에 반영된다.

지난해 국순당 순손실(33억원)을 토대로 계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으로 국순당은 적어도 60억여원(호스피라 매입가 기준)에서 150억여원(장외 거래가격) 규모 순이익 실현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초부터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상장 요건 충족을 위해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잇달아 단행했다. 그 결과 전체 주식 수는 종전보다 200배 확대된 1억1119만여주로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외국인 주주 매입가 이하로 상장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국순당이 순이익 흑자전환을 위해 차익 실현에 나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