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10%무너진 수출입은행.. 자본확충 '발등의불'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충격으로 수출입은행의 총자본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10% 밑으로 하락해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을 미달했다. 지난 27일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5000억원 어치를 현물출자할 예정이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말 기준 '국내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BIS비율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총자본 BIS비율은 9.89%로 지난해 말 10.04%보다 0.15%포인트 하락했다.

총자본비율은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여력이 작다는 의미다. 총자본비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9월말에도 BIS비율이 9.44%를 기록해 2009년 3월말 9.34%를 기록한 이래 6년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를 밑돌았다. 이 비율은 지난해 말 소폭 개선이 됐지만 이번에 다시 10%를 하회해 국내 은행 중에서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자본비율도 각각 8,80%, 8.80%로 역시 국내 은행 중에서는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의 자본비율이 급락하면서 산업은행이 조만간 5000억원 규모의 KAI 주식을 현물출자할 예정이다.

다른 특수은행 중에서 KDB산업은행과 농협은행도 사정이 비슷했다. 이들 은행의 총자본 BIS비율은 각각 14.60%, 14.27%로 KEB하나은행(15.22%), KB국민은행(15.81%), 신한은행(15.00%) 등 대형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BIS비율이 10%를 밑돈 수출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대출이 부실화 되면서 대규모 충당금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조선·해운업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각각 10조원, 18조원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에 대한 은행권 익스포져 5조8000억원의 대부분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 3개 은행에 몰려 있어 이들 은행의 BIS비율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월말까지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최저 BIS비율을 13%, 10.5%로 설정해 높고 많게는 10조원이 넘는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수은행 지표는 안 좋았지만 3월말 기준 국내은행 전체 BIS기준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4.02%, 11.56%, 11.09% 수준으로 양호해 모두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는 당기순이익 발생(+2.3조원), 유상증자(+0.5조원) 및 신규 자본증권 발행(+1.2조원) 등 자본확충으로 총자본이 1조2000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별로는 씨티은행(17.00%), 국민은행(15.81%)의 총자본비율이 높은 편이었고, 은행지주 중에서는 KB금융지주(15.28%)의 총자본비율이 높고 BNK금융지주(12.15%), JB금융지주(12.25%), DGB금융지주(12.71%)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3월말 대부분 은행과 모든 은행지주회사의 총자본비율이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을 충족하는 등 양호한 수준이었다"며 "올해부터 시행되는 바젤Ⅲ 추가자본 규제 이행에 대비하고 대외여건 악화 및 수익성 부진 등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적정 수준의 자본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