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총리, 거부권 의결 전날 野 지도부 만찬 취소 통보"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스1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재의요구)을 의결하기 전날인 지난 26일 미리 예정돼 있던 야당과의 만찬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이춘석 의원은 29일 낮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다음주 화요일(31일) 황 총리와 전임 (더민주)원내지도부가 만찬을 갖기로 예정됐었다"며 "그런데 만찬 취소 통지(통보)가 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 날이 언제냐, 국회를 열려고 하면 (소집 공고 절차상) 72시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소집공고일 마지막 날짜였던 26일 목요일 아침 10시에 통보가 왔다"고 했다.

그는 "소집공고일을 곰곰이 따져보면, (일부러) 날짜를 그렇게 잡았다고 생각된다"며 "26일에 (만찬 취소를) 통보하고, (거부권 행사를) 결정하고, 27일에 (재의요구안을) 보내고, 저는 이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가 거부권 행사를 26일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한 뒤 분위기 등을 고려해 예정됐던 만찬을 취소하고도 국회의 재의를 불가능하게 하기 위해 27일까지 기다렸다가 임시국무회의를 통해 의결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다행히 신임 원내지도부가 이런 의도를 꿰뚫어보고 있는 만큼, 청와대의 전략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잘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본회의를 소집할 수 없는 시점에 거부권 행사가 이뤄진 사실 자체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의회가 재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도록 꼼수를 쓴 적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빨리 (거부권을 행사)하든가, 아니면 더 천천히 거부권을 행사했으면 국회가 가진 권한을 침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본회의를 열 수 없는 27일에 원격으로 거부권을 (재가해) 국회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