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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저문다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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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저문다는 것에 대하여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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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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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실루엣’ 이성목(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저문다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 사라져 가는 것과 현상 사이에 있는 것을 물어온다면 그대는 무어라 답할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어둠도 아니며 실종이나 부재도 아닌 상태를 시인은 실루엣이라 한다. 개별적이고 특별한 것들 모두 무언가에 묻혀 지워지는 것에 관하여 곰곰이 생각했을 터이며, 굽이굽이 돌아가는 삶의 모퉁이마다 관조는 더 깊어졌을 터다. 한때는 붉고 푸르러 혈기 왕성했을 것이며 한 시절은 생이란 것이 찬란하고 눈부셔 다가올 저녁이나 늙음에 대하여 도통 생각지 않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김없이 저녁은 오고 모든 실체들은 사라지듯 나의 삶이나 타인의 삶이나 다채로움은 사라진다. 생은 그저 생일뿐인 것처럼 저렇듯 모든 색은 실루엣으로 남는다. 그런 저녁 빛 앞에 서보면 비로소 열리는 답들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저문다는 것에 대하여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5월 30일 (10:5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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