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오리온, 해외서 엇갈린 성적표

롯데제과 뉴델리 초코파이 공장 전경/사진제공=롯데제과

제과업계 전통의 라이벌인 롯데제과 (26,650원 ▼150 -0.56%)와 오리온 (14,190원 ▲70 +0.50%)이 올 1분기 해외시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제과가 인도와 카자흐스탄 법인의 예상치 못한 부진에 시달린 반면 오리온은 중국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바탕으로 제과업체 중 해외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롯데제과 "아뿔사 인도" vs 오리온 "역시 중국"=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해외자회사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2% 줄어든 1131억원에 그쳤다. 특히 그동안 롯데제과 해외사업 실적 개선을 주도했던 인도, 카자흐스탄의 실적부진이 뼈아팠다.


인도 법인의 매출은 11.8% 감소했다. 경우 주요활동 거점인 인도남부 지역이 지난해 연말부터 올초까지 대홍수를 겪은 영향이 컸다. 카자흐스탄 법인도 현지화폐 기준 매출이 증가했지만 통화 가치가 급락해 원화 환산 매출은 23.3% 줄었다.

이처럼 해외법인 부진으로 이들을 포함한 롯데제과 전체 연결기준 매출은 5316억원으로 3.0%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78억원으로 1.8% 줄었다.

반면 오리온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오리온은 중국법인에서 매출 3774억원, 영업이익 6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7.0%, 영업이익이 19.7% 증가했다.

/사진제공=오리온

오리온의 베트남 법인도 1분기에 이란 등 중동지역으로 수출물량이 회복돼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3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법인도 '초코파이'와 '초코송이' 등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 10.4%, 영업이익 98.3% 급증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해외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과업체로 자리잡고 있다"며 "롯데제과 해외사업도 예상치 못했던 천재지변, 환율변동 탓에 실적이 부진했을 뿐 현지 영업력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2분기 이후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오리온, 국내시장선 동반 부진=제과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쓰고 있는 사이 국내 제과시장은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국내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의 1분기 개별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한 430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8.2% 줄어든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리온 역시 개별기준으로 매출이 8.0% 줄어든 1738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21.0% 급감했다.

그나마 올해 상장을 앞두고 영업역량을 집중한 업계 2위 해태제과 매출이 2.1% 늘어난 180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판관비가 큰폭으로 증가해 25.2% 감소한 53억원을 나타냈다. 농심 (390,500원 ▼3,500 -0.89%) 역시 스낵부문 내수시장 매출액이 10.0% 줄어든 841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국내 제과시장이 부진한 것은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허니맛 감자칩'을 대체할 신제품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오리온의 바나나맛 초코파이 등이 선전했지만 출시 시점이 1분기 말에 집중돼 실적에 반영되지 못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허니맛 감자칩'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고 신제품 출시가 분기말에 집중된 것도 제과업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신제품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2분기부터는 실적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