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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침대서 자면 잘 잘까? 수면 '프리미엄'의 함정

[소심한경제 - 한국인의 잠 ②] '슬리포노믹스' 추세에 고가 수면상품 등장…효과는?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슈팀 김종효 기자 |입력 : 2016.06.01 06:10|조회 : 10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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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경제생활에서 최선은 좋은 선택입니다.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선 ‘비교’를 잘해야 합니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서죠. 경기 불황 탓에 이런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현명하고 행복한 소비를 위해 대신 발품을 팔기로 했습니다. 넘쳐나는 제품과 서비스, 정보 홍수 속에서 주머니를 덜 허전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작은(小) 범위에서 깊게(深)’ 파헤쳐 보겠습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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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침대서 자면 잘 잘까? 수면 '프리미엄'의 함정
# 만성 피로에 시달리던 직장인 A씨(46)는 최근 직장 동료로부터 돌침대에서 자면 묵은 피로가 싹 달아난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돌침대의 가격을 보고 다소 망설였지만 결국 부인을 설득해 유명 브랜드의 돌침대를 구입했다.

침대가 집에 들어온 첫날 밤, A씨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뒤척일 때마다 딱딱한 돌바닥이 몸에 배겨 좀처럼 잠을 잘 수 없었다. 좋다는 말만 들었지 자신의 몸은 푹신한 침대를 선호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잠을 설친 A씨는 '뭐하러 이런 비싼 침대를 샀느냐'는 부인의 잔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잔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잠자는 시간은 낭비하는 시간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수면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수면산업의 급격한 성장세로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수면을 테마로 한 수면용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면을 위한 기능성 침구시장은 2011년 4800억원에서 2014년 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트리스 가격만 3000만원이 넘는 유명 브랜드 침대. /사진=머니투데이 DB
매트리스 가격만 3000만원이 넘는 유명 브랜드 침대. /사진=머니투데이 DB
신세계 백화점이 2011~2013년 침대 매출을 분석한 결과 1000만원대 이상 이른바 프리미엄 침대는 △2011년 15.4% △2012년 154.9% △2013년 14.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3년 모두 신장률이 한자릿수대에 그친 일반 침대보다 높았다.

비싼 침대서 자면 잘 잘까? 수면 '프리미엄'의 함정
한국수면학회는 2015년 한국의 수면 관련 시장은 약 2조원 규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수면관련 상품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하며 수천만원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수면 프리미엄' 침대까지 등장했다. 스마트 기기가 일반화됨에 따라 수면 중 몸상태를 측정해주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인 '수면 밴드'와 수면 음악을 틀어주는 베개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도 출시됐다.

수면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수면 중 눈 주위를 안마하는 스마트 수면 안대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스마트 밴드까지 시중에 출시됐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수면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수면 중 눈 주위를 안마하는 스마트 수면 안대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스마트 밴드까지 시중에 출시됐다. /사진=머니투데이 DB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큰 돈을 들여 돌침대를 구입했다는 한 누리꾼은 소비자 커뮤니티에 "돌침대를 쓴지 1년이 되어가는데 등이 배겨 못자겠다"며 "시간이 좀 지나면 적응되서 괜찮아지려니 했는데 체형상 돌침대는 안 맞는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구 마사지 기능이 있는 스마트 수면 안대를 구입한 C씨는 "소음이 생각보다 크다"며 "마사지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수면 안대'라고 광고한 것과 달리 착용을 한 상태에서는 잠을 자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면 프리미엄이 붙은 제품을 사용한다고해서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충고한다. 수면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이지현 드림수면클리닉 원장은 "수면 패턴은 사람의 개성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수면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잠에 좋다는 광고에 속아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홍욱희 세민수면건강센터 박사는 "어떤 사람은 딱딱한 침대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음악을 들으면 더 쉽게 수면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완전한 정적 속에서만 잘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굳이 수면 관련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면 메이커나 가격이 아니라 제품이 자신의 신체에 맞는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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