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과학자]영하 90도에서도 거뜬한 반도체 소자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영하 90도에서도 작동하는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

성균관대 박진홍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용훈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극저온 환경에서도 전하 이동이 가능한 2차원 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왼쪽부터)김용훈, 박진홍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그래핀에 차세대 나노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을 수직으로 쌓아 전자소자를 만들었다.

이셀레늄화텅스텐은 그래핀과 유사하게 나노판상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전자의 에너지 차이인 밴드갭이 존재한다. 밴드갭이 없어 반도체 소자로는 부적합한 그래핀의 약점을 이셀레늄화텅스텐으로 극복한 것. 연구팀은 밴드갭 내에서는 전하 이동이 불가능하지만. 이셀레늄화텅스텐 내에서는 공간을 지나는 '터널링' 현상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2차원 전자소자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전류가 감소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반도체 소자는 영하 90도 저온에서 오히려 전류가 증가했다.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 소자는 전류 점멸비(반도체 소자의 점멸에 따른 전류량 비율)가 높아 성능도 우수하다. 일반적인 2차원 전자소자는 켜진 상태에서 흐르는 전류가 꺼져 있을 때에 비해 1만배 높지만, 연구팀이 제작한 반도체 소자는 켜져 있을 때의 전류량이 꺼진 상태보다 1000만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진홍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휴대전화나 텔레비전 등 전자제품의 스위칭 소자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소재·소자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