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제2의 창립일 준비하는 현대증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사진=뉴스1

6월 1일은 현대증권 (7,370원 ▲10 +0.1%)의 창립 54주년 기념일입니다. 1962년 현대증권의 전신인 국일증권이 설립된 날입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77년 국일증권을 인수했고, 1986년 현대증권으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창립기념일이지만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현대증권'이라는 이름으로 맞이하는 마지막 창립기념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증권은 지난 30일 현대상선에 ‘현대(現代, Hyundai)’가 포함된 상표권 일체를 110억원에 팔았습니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에서 '현대'라는 이름이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이미 'KB증권', 'KB금융투자' 등이 통합법인의 이름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간의 통합법인 추진 작업은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는 현대증권의 KB금융으로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고, KB금융은 31일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했습니다. 기존 인수가로 제시한 1조2500억원에서 1%가량 할인된 1조2375억원에 최종 인수가가 결정됐습니다.

같은 날 현대증권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노치용 전 KB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를 선임했습니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은 이날 사임했습니다. 또 정관과 임원퇴직금 지급규정도 KB금융그룹 기준에 맞춰 변경했습니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현대증권의 힘찬 새출발과 현대증권·KB투자증권 양사의 통합절차를 순조롭게 이끌어줄 신임 이사를 선임했다"며 "KB국민은행 등 계열사들과 함께 사업부분의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금융그룹 체제로의 전환을 밝힌 셈입니다.

공교롭게 창립기념일 당일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간의 통합추진위원회와 통합추진단이 출범합니다.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을 필두로 양사의 임직원이 추진위원회와 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이에 맞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현대증권 임직원들에게 환영의 뜻과 함께 향후 통합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보낼 예정입니다.

증권업계는 현대증권·KB투자증권 양사 체제가 올해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새해 시작과 맞춰 통합법인이 출범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KB금융 체제의 시작을 알릴 올해 창립기념일, 현대증권은 별다른 행사 없이 장기근속자에 대한 표창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