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산 넘어 산" 6월 증시는 또 '박스권'

반전을 거듭한 5월을 뒤로 하고 증시 곳곳에 지뢰가 산재한 6월을 맞는다. 6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하반기 증시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27포인트(0.83%) 오른 1983.40에 마감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 중국 주식예탁증서(ADR)가 편입되며 매물이 쏟아질거란 예상을 뒤엎고 코스피는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투신(817억원)과 연기금(770억원)이 구원투수로 등판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6월에는 14~15일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연방위원회(FOMC)를 비롯해 23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같은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월 주식시장은 많은 이벤트를 견뎌내는 가운데 투자심리 회복이 나타날지가 관건"이라며 "실물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이슈가 아니라면 증시가 출렁여도 정상으로 회귀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6월 코스피, 박스권 유력하나 조정시 '매수'=6월의 최대 이벤트는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다. 6월 미국의 금리인상 확률은 5월말 기준 34%로 14~15일에 가까워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6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하반기(12월)에 또 한 차례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 6월 금리 동결시 인상 시점은 7월 또는 9월로 연기되고 올해 금리인상은 1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즉 6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면 시장의 부담이 크게 줄며 신흥국 증시에는 다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같은 이벤트의 영향은 증시에 이미 반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6월의 글로벌 이벤트로 인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나타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이미 주식시장에 선반영된 상태"라며 "시장의 잡음 때문에 조정이 나타나면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알려진 것처럼 6월에 많은 증시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런 낙관적인 생각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6월 코스피 지수는 1900~2000을 오가며 박스권이 지속될 거란 견해가 많았다.

◇구조조정의 승자를 찾아라=박스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조조정주에서 투자포인트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선·해운을 비롯한 구조조정 업종에서는 주가 급등락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STX중공업, STX엔진, STX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진해운도 29.38% 올랐고 현대상선도 13.56% 강세였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반사익이 기대되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4.29%, 4.20% 올랐다.

전문가들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보다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뒤 상대적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주가는 정부정책과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며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과거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겪은 금융주 주가 추이를 보면 조흥은행, 제일은행, 주택은행, 국민은행이 동반 급락한 뒤 1999년 들어 승자독식 효과에 주택은행과 국민은행만 급등한 바 있다. 생존 기업이 도태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이후 해당 산업내 승자독식이 나타나곤 했다"며 "부실기업이 구조조정을 거쳐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반면 경쟁사는 구조조정의 반사익을 크게 보기에 상대적 수혜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