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이겨낸 NC 원종현, 592일 만에 1군 복귀

원종현(29, NC 다이노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대장암을 극복한 NC 다이노스 우완 사이드암 투수 원종현(29)이 마침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4년 10월 17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무려 592일만의 1군 복귀다.

경기가 없었던 30일 좌완 불펜요원 구창모(19), 우완 언더핸드 박민석(27)을 1군에서 말소시켰던 NC는 31일 두산과의 홈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원종현과 우완투수 장현식(21)을 1군에 불러 올렸다.


눈에 띄는 이름은 원종현이다. 2014년 NC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원종현은 지난해 1월 스프링캠프 도중 몸 상태에 이상을 느껴 귀국한 뒤, 대장암 2기 진단을 받고 병마와 싸웠다.

야구 인생이 순탄한 편도 아니었기에 팬들에게 많은 안타까움을 줬다. 지난 2006년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원종현은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2008년 경찰청에 입대했으나, 제대 시점에서 육성선수(舊 신고선수)가 됐다. 이후 2010년을 끝으로 LG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그는 자비로 팔꿈치 수술을 받은 끝에 입단테스트를 거쳐 신생팀 NC에 입단했다.

1군 진입도 쉽지만은 않았다. 원종현은 2014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먼 길을 돌아온 원종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4년 NC의 필승조로 활약한 원종현은 그해 73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1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7의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155km/h에 달할 만큼, 원종현의 강속구는 위력적이었다. 1군 첫해 성적이 좋았던 만큼, 이듬해에도 원종현은 NC 불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병마가 찾아왔다. 대장암이었다. 원종현은 2015년 1월 미국 전지훈련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아 그해 1월 29일 수술을 받았다.

그래도 수술 이후 약 7개월 뒤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원종현이 항암치료를 잘 받은 끝에 대장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소식을 접했던 NC 김경문 감독도 "건강해졌다는 소식을 들으니 나도 기분이 좋더라"며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원종현은 NC의 플레이오프 1차전 때 시구자로 나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꾸준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린 끝에 5월 31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몸 상태는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원종현을 한 번 봤는데 몸 상태가 좋아졌다. 구속도 140km/h 중후반대가 나오더라"며 "5월 말에서 6월 초쯤 1군으로 불러올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급했던 대로 5월 마지막 날 두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원종현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현재 원종현의 최고 구속은 151km/h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당시 155km/h를 던질 때와 비교하면 약간 부족한 점이 있지만, 원종현은 올해 퓨처스리그 12경기(16⅓이닝)에 등판해 1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며 등판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한 바 있다.

대장암을 극복하고 약 1년 반 만에 다시 1군에서 활약할 기회를 잡게 됐다. 돌아온 원종현이 2014년과 마찬가지로 NC 불펜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