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AI 규제 필요"…건전증시포럼 열띤 토론

사진은 건전증시포럼에 앞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에서의 AI(인공지능) 도입과 로보어드바이저 확산에 따른 선제적 규제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주최로 31일 열린 ‘2016년 건전증시포럼’에서 참석자들은 AI가 자본시장의 발전을 가져옴과 동시에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규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에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금융투자업계·학계·법조계·관계기관에서 150여명이 참석했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와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에 나섰고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토론회 사회를 봤다. 패널로는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배성민 머니투데이 증권부장,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 윤법렬 KB투자증권 이사, 최욱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상무 등이 참석했다.

최경수 이사장은 “AI 발달에 따른 투자행태 변화가 이제까지와 다른 거래질서 교란행위와 규제 사각지대를 초래할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은보 부위원장은 “앞으로 AI 서비스와 관련한 규제와 감독의 틀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여러 논의들을 바탕으로 시장의 혁신을 뒷받침하면서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규제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서 전균 이사는 인터넷전문은행 등 펀드 판매처와 함께, 펀드 운용주체가 인간에서 AI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의 AI는 새로운 영역 개척 등 금융서비스의 혁신과 파괴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은 AI 기반 서비스의 정착을 위해 신인의무 준수, 시장충격 대비 등을 위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AI 기반의 트레이딩이 활성화되면 시스템 오류로 인한 시장교란 가능성과 시장 쏠림현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AI와 로드어드바이저 활용과 규제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상복 원장은 “AI 활용에서 대형사고가 터지면 이용자가 많아 법적비용 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상직 변호사는 “AI가 쓰나미처럼 자본시장을 덮칠 것”이라며 “정부가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성민 부장은 “정전과 같은 돌발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법적·금전적 해결 방안과 금융업계의 인력감축 등을 고민해봐야한다”고 지적했고, 윤법렬 이사는 “투자사고나 AI의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 여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발표와 토론이 끝난 후 이해선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은 “AI 발전에 따른 매매거래 트렌드 변화에는 시장 최일선에 있는 시감위가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포럼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은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