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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륙을 휩쓴 아편, 한반도는 어떻게 빗겨갔을까

[MT서재] 원·탁 동맹 '무비+노블' 이번엔 개화기 '느와르'로 태어난 '아편전쟁'

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입력 : 2016.06.04 15:10|조회 : 7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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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륙을 휩쓴 아편, 한반도는 어떻게 빗겨갔을까
제국주의 침략이 명분을 가질 순 없다. 하물며 자국으로 들어오는 아편(마약)을 막는 데 대해 군대를 이끌고 와 전쟁을 일으키다니. 하지만 힘의 논리가 우세한 전쟁의 결과는 처참하다. 1842년, 청나라는 홍콩을 영국에 넘기고, 5개 항구를 개항했다. 애초 문제가 된 아편을 막기는커녕 거대한 대륙을 잠식했다. 영국은 시작일 뿐 청은 미국, 프랑스에도 비슷한 수준의 불평등한 조약을 체결해야 했다. 중국이 사실상 무너지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 바로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으로 평가받는 아편전쟁이다.

거대한 청나라가 아편으로 몰락할 때 인접국 조선은 어떻게 무사했을까. 더군다나 각자의 이해를 국익의 이름으로 포장해 제국주의 열강들의 먹잇감으로 조선을 바치고자 하던 이들이 들끓던 때 아닌가.

‘무블’(영화+소설)을 전제로 작정하고 머리를 맞댄 집단 창작팀 ‘원탁’(이원태+김탁환)의 신간 소설 ‘아편전쟁’은 ‘풍전등화 운명인 조선(백성)이 어떻게 아편에 물들지 않고 빗겨갈 수 있었을까’ 하는 작가들의 질문과 상상력에서 시작한다. 소설은 그들이 추구하는 장르 ‘누아르’(어두운 범죄 이야기)답게 개화기 당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 그리고 사랑과 욕망이 잔뜩 버무려진 범죄 이야기로 태어났다.

소설은 1891~1904년까지, 을사늑약이 체결되기 바로 전해인 13년간 벌어진 일을 아편굴에서 체포된 범죄자 최장학의 고백과 진술로 전개된다. 그는 일개 부두 노동자에서 아편 소탕을 맡았던 금아단 대장으로 변신한 인물이다.

한반도에는 외국인의 거주와 통상을 위해 개방한 항구나 일정 지역을 일컫는 ‘개항장’이 10개 만들어졌다. 개항장에는 조약에 따라 거주와 사업을 위한 외국인 전용생활공간 ‘조계’가 설치됐다. 소설은 개항장 중 하나인 인천과 조계 인근 화동 일대가 주 무대다. 호텔, 은행 등 근대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인천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한반도는 인천을 중심으로 아편 확산이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작가들은 아편이 나라 전체로 번지지 않은 이유를 고종황제의 의지와 그 밀명을 수행하는 자들의 노력으로 그렸지만, 결정적 계기는 그 힘의 중심이 스스로 소멸을 택했기 때문으로 기술한다. 아편을 살 돈만 있다면 조선인이고 외국인이고 가리지 않고 그들의 영혼을 파괴하기로 작정했던 아편 시장의 큰손 나용주의 결단이었다.

그 소멸의 힘은 성공을 향한 욕망의 얼굴이기도 하다. 나용주의 선택 앞에 최장학은 처음 욕망의 자리로 자신을 다시 보낸다. “헛되고 헛되었소.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그토록 맹렬히 달렸건만 결국 지옥에 갇히고 말았오. 상처를 달래 줄 아무것도 내겐 남아 있지 않았소. 내가 제 발로 아편굴에 기어들어간 이유가 궁금하오? 마지막 남은 욕망이었다면 믿겠소?”

최장학은 욕망의 실체를 인정했다. 젊은 날 기회주의적 선택, 운명의 굴레에 대한 회한과 덧없음이다.

무블 시리즈로 처음 나온 영화 ‘조선마술사’를 봐서인지, 스크린으로 옮겨진 아편전쟁의 장면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열정과 욕망에 몸부림하는 주인공의 눈빛, 친구의 쓰린 배신에도 “보고 싶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의리의 표정은 어떤 배우가 잘 소화할까. 쇼박스에서 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기다릴 일만 남았다.

◇아편전쟁 = 김탁환, 이원태 지음. 민음사 펴냄. 1만3000원/286쪽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6월 3일 (19:3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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