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 망치로 내려친 30대女 입건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소녀상). / 사진 = 머니투데이DB

위안부 소녀상(일본군 위안부 추모비)을 망치로 내려 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3일 오후 12시30분쯤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위치한 위안부 소녀상 머리 부분을 망치(길이 40㎝, 망치머리 12.5㎝)로 3~4회 내려친 혐의(재물손괴)로 최모씨(33·무직)를 불구속 입건 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내 머리에서 (소녀상을 때리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경찰은 최씨가 1~2년 전 정신분열증(조현병) 증상으로 2개월 간 치료를 받았고, 5년 전에도 3개월 가량 치료 받은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확인 중이며, 보호자의 협조를 받아 정신병원에 입원조치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녀상 파손 정도는 조금 긁힌 수준"이라며 "최씨는 겉보기에 특이사항이 없었으며, 범행 당시 술을 먹거나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에게 공공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소녀상 옆에서 농성을 하고 있던 희망나비 소속 대학생들에 의해 제지 당했다. 대학생들은 최씨를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대학생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희망나비에 따르면, 최씨는 대학생들에게 제지 당하면서 "왜 망치로 소녀상을 때렸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라고 했다", "소녀상을 때리면 누군가 돈을 준다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희망나비 관계자는 "소녀상 테러를 사주한 배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나비는 이 날 오후 5시쯤 긴급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