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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급 한우, 투뿔 안부럽다? 직접 먹어보니…

[소심한 경제 - '수상한' 한우가격 ③] '절반 값'에 가성비 좋지만 입맛 따라 다를 듯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입력 : 2016.06.14 11:16|조회 : 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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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경제생활에서 최선은 좋은 선택입니다.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선 ‘비교’를 잘해야 합니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서죠. 경기 불황 탓에 이런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현명하고 행복한 소비를 위해 대신 발품을 팔기로 했습니다. 넘쳐나는 제품과 서비스, 정보 홍수 속에서 주머니를 덜 허전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작은(小) 범위에서 깊게(深)’ 파헤쳐 보겠습니다.
2등급 한우, 투뿔 안부럽다? 직접 먹어보니…
2등급 한우, 투뿔 안부럽다? 직접 먹어보니…
어릴 때부터 '육식' 매니아였다. 다른 건 몰라도 고기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무조건 소고기는 한우였다. 될 수 있으면 1++ 등급을 선호했다. 자주 먹지는 못했지만 이따금씩 정육점에서 사 온 '마블링' 한우를 맛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사르르 녹는 고소한 맛에 길들여졌다. 어머니는 비싼 돈 주고 질긴 한우를 음식점에서 사먹는 것 보다 경제적이라는 얘기를 자주 하셨다.

하지만 독립 후 내 살림을 하다보니 몇만원 호가하는 '투뿔 등심'을 선뜻 사먹기란 쉽지 않았다. 최근 한우가격이 더 오른 것도 한몫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소고기로 눈을 돌렸다. 약 2만원 정도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호주산이나 미국산 소고기를 주로 샀다.

그러던 중 집에서 대형마트로 가던 길가에 써 있는 한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암소 한우 9900원'. 허름한 가게의 이 가게를 자주 지나쳤지만 선뜻 가고싶은 마음은 없었다. '질 안좋은 고기 싸게 팔겠지'란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다 최근 용기(?)를 내 도전했다. 일주일에 3일만 여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고기를 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기 때문이다.

가게를 가보니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판매원이 고기를 썰고 있었다. 고기는 숙성된 냉장육. 고기 색은 붉고 선명했다. 하지만 고기 전체에 아름답게 퍼져있어야 할 마블링은 보이지 않았다. 꽃등심 한근을 주문해 봤다. 650그램에 약 3만2000원을 불렀다. 2등급이었다. 가격은 1++ 최상급 한우 도매가와 비교하면 약 절반 가격이었다.

이 가게 판매원은 "거세우와 달리 암소는 새끼를 낳아야 하기 때문에 좁은데서 사료만 먹고 키울 수 없다"며 "마블링이 고르지 않아 기존 등급제에서는 1등급을 받을 수 없어 부드러운 맛은 덜하겠지만 육질과 육향은 더 진하고, 숙성을 시켜 고기도 질기지 않고 연하다"고 강조했다.

2등급 한우, 투뿔 안부럽다? 직접 먹어보니…
속는 셈 치고 고기를 사서 집으로 왔다. 저녁에 갑자기 벌어진 '고기파티'. 고기를 소금과 후추에 밑간을 해 실온에 한시간 정도 두었다. 그리고 센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고기를 집어넣었다.

고기의 두께는 약 2cm 정도. 마블링 한우 보다 두꺼워서 그런지 익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하지만 기름이 적어 구울 때 기름은 좀 덜 튀었다. 기름 냄새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앞뒤로 익힌 소고기를 도마에 올렸다. 고기 사이사이에 붙어있는 기름이 눈에 보였다. 도마에 올린 후 덩어리 기름을 제거하니 고기는 조금 작아졌다.

2등급 한우, 투뿔 안부럽다? 직접 먹어보니…
이제 고기를 썰 차례. 바짝 탄 표면과 달리 고기 속은 붉은색이 선명했다. 마블링 소고기보다 핏빛이 좀 더 진한 모습이었다. 얼른 접시에 담아 시식했다. 고기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름이 많은 고기보다는 삼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질기다는 느낌하고는 달랐다. 소금간을 하긴 했지만 약간의 '짠맛'이 더 느껴졌다. 몇 점 먹으면 '느끼하다'고 생각했던 전의 고기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수입 쇠고기의 밍밍하고 담백한 맛하고도 분명 차이가 있었다.

마블링 고기에 익숙해진 입맛이라면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가격과 육질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선호할 수도 있는 맛이었다.

하지만 다소 질긴 고기를 어떻게 숙성했는지에 따라 고기의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게마다 균질한 고기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웠다. 같은 고기라도 숙성 방식과 기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숙성된 고기는 오랜 기간 냉장보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서 그때 그때 먹어야 한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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