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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니까" 너도나도 도입한 도수치료, 안전은?

[소심한경제 - 도수치료의 함정 ②] 국내 자격증 소지자 20여명…'도수의학회' 올해 3월 신설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슈팀 김종효 기자 |입력 : 2016.06.18 08:33|조회 : 8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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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경제생활에서 최선은 좋은 선택입니다.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선 ‘비교’를 잘해야 합니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서죠. 경기 불황 탓에 이런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현명하고 행복한 소비를 위해 대신 발품을 팔기로 했습니다. 넘쳐나는 제품과 서비스, 정보 홍수 속에서 주머니를 덜 허전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작은(小) 범위에서 깊게(深)’ 파헤쳐 보겠습니다.
"돈 되니까" 너도나도 도입한 도수치료, 안전은?
금융감독원이 도수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객관적 검사결과가 없고 질병상태의 호전도 없이 시행되는 도수치료는 실손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현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보험가입자들보다 의료계. 일부 병원의 '과잉진료'를 정부가 과도하게 해석해 내놓은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병원들이 도수치료에 필요한 전문성과 안전성에 대한 준비는 하지 않은 채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도수치료는 수술이나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운동요법, 도수 교정, 마사지와 같은 방법을 동원해 변형되거나 어긋난 척추와 골반을 비롯한 골격과 관절을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전문가는 척추를 교정하고 몸의 밸런스를 맞추면 신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도수치료는 주로 정형외과에서 진행됐지만 실손보험이 도수치료 비용을 보장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병원들은 도수치료에 근막이완, 카이로프랙틱 등 새로운 치료기법을 도입하면서 가격을 올렸고 비용부담이 줄어든 환자들의 이용이 늘면서 '도수치료'를 병행하는 병원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2006년 실손보험 적용 전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 병원은 1만6718개였으나 2011년 1만9548개로 늘었다. 전체 병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까지 증가했다.

"돈 되니까" 너도나도 도입한 도수치료, 안전은?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제공하는 도수치료를 무턱대고 받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도수치료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최근 병원 상황이 대체로 어렵다 보니 도수치료를 돈이 되는 의료서비스라고 판단하고 경쟁적으로 도입했다"며 "전문성과 안정성이 꼭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준비는 미비한 실정"이라고 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카이로프랙틱 오스티오페시 등 도수치료에 포함되는 주요 의술만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의학대학교가 따로 있다"며 "이곳에서 5000시간 이상 공부한 사람이 전문의 자격증을 따야 도수치료에 포함된 일부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프랙틱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카이로프랙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카이로프랙틱 전문의 자격증을 보유하거나, 다른 과를 전공한 전문의의 경우 이와 관련된 강의나 실습을 적게는 1800여시간, 많게는 220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돈 되니까" 너도나도 도입한 도수치료, 안전은?

문제는 국내에는 이 같은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약 20여명 내외라는 것이다. 이마저도 전문의 자격증을 인정받지 못해 '의사'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도수치료 대부분은 전문의의 감독 아래 물리치료사들에 의해 진행된다. 물리치료사들은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면 응시할 수 있다. 시험 합격률은 90%에 육박한다.

최환탁 카이로프랙틱 협회장은 "도수 치료 중 일부는 인체구조나 사람의 뼈는 물론 심리상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전문 의료진들이 이에 대한 교육과정이나 실습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물리치료사들의 도움 없이 도수치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의사들이 간단한 진료만 하고 의사들이 도수치료의 대부분을 물리치료사들에게 전가하는 상황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도수의학회를 설립, 도수치료에 대한 연구와 교육 방법을 고민 중이다.

대한도수의학회 이상운 수석부회장은 "도수 치료의 정확한 진료 지침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수요가 늘어났다. 그렇다보니 일부 병원에서 무분별한 시술을 진행해 개인적·사회적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이런 병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시술자들에 대한 교육, 진료 지침 마련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미 도수치료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제대로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물리치료사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제대로 된 교육이나 실습 없이 이미 도수치료를 하는 것이 만연화 돼 있는데 지금 학회를 만들고 진행하는 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해외에서 카이로프랙틱을 포함한 해당 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을 기용해 도수치료의 안전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 이러한 전문지식이 없는 의사들이 실제 자격증을 가진 의사들을 배제하고 있는 상황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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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Cheong Kim  | 2016.06.19 09:51

물리치료사가 하는 ‘도수치료’.. 안전할까? 기사를 보고 전 세계에서 물리치료는 의학의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이미 자리잡았고 물리치료 분야도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 국내에서 물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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