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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이우환 위작을 바라보는 감평원의 '이현령비현령'

'이 화백 위작사건'으로 흔들리는 감평원…감정 '걸러 받기'에 진위 감정 실패까지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6.06.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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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위작으로 확인한 이 화백 위작인 K옥션 출품작 '점으로부터'.
경찰이 위작으로 확인한 이 화백 위작인 K옥션 출품작 '점으로부터'.
한국 미술품감정평가원(감평원)이 미술 시장 위작 논란의 핵심인 이우환 화백(80) 작품에 대한 감정 ‘걸러 받기’에 나서면서 그 공신력도 도마에 올랐다. 감평원은 이 화백 위작이 시중에 나돈다는 소문이 들끓던 기간 이 화백 작품 감정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출처’가 명확한 이 화백 작품에 한해 감정을 다시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적발된 이 화백 작품 위작은 13점이다. 이 그림들은 제작 시점이 1970년대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그림 표면을 지탱하는 캔버스 나무틀 등을 관찰했을 때 실제 제작 시점이 비교적 근래로 추정됐다. 그림의 '앞뒤가 맞지 않는' 위작들인 셈.

미술 시장에서는 감평원이 이 화백 작품 감정에 나설 자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감평원이 이 화백 작품에 대한 감정 의뢰를 선별해 받는다거나 몇 년 간 감정 의뢰를 받지 않은 것은 진위 감정이 용이한 작품만 걸러 받는 태도로 읽힌다는 것.

감평원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감평원이 2013년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이 화백 작품 감정 의뢰를 받지 않았다"며 "그 이후 출처가 명확한 이 화백 작품에 한해 감정을 다시 받기 시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화백 위작이 시중에 떠돈다는 소문이 돈 것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부터다. 하지만 감평원은 이와 비슷한 시기 이 화백 작품 감정에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서울의 한 갤러리 대표 A씨는 "감평원이 출처에 맞춰 이 화백 작품을 걸러 받는 행위는 '믿을 만한 소장처에서 나온 작품은 진품'이라는 식의 관점을 지녔다는 뜻"이라며 "몇 년 간 이 화백 작품 감정을 의뢰받지 않은 것과 합치면 진위 감정에 자신이 없다는 의심도 든다"고 했다.

한 미술 평론가는 "최근 미술 시장을 불안으로 이끈 핵심이 '이 화백 작품 위작 사건'"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인 감정제도'를 비롯한 위작 유통 근절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도 '이 화백 작품 위작 사건'이 결정타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시중 위작은 급증하던 추세다. 감평원에 따르면 2015년 한해 감정한 미술품은 총 588점으로, 이 가운데 위작이 236점(진작 284점·감정 불능 68점) 나왔다. 위작 판정률 40.13%로 사상 최고치다.

[현장클릭] 이우환 위작을 바라보는 감평원의 '이현령비현령'

감평원 관계자는 "이 화백 작품 감정을 하던 당시 진위에 애매한 작품이 있어 직접 이 화백을 모시려 했지만 그가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은 이후 감정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작품 감정에 있어 생존 작가의 의견은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작가가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을 못 한다는 논리는 의아한 지점이다. 감평원은 이미 작고했기 때문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이중섭, 박수근 등 거장의 작품을 비롯한 근현대 미술품 감정을 도맡는 유일한 전문 감정기구이기 때문이다.

감평원이 불신을 살 만한 이유는 이뿐이 아니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감정을 맡은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앞서 민간에 감정을 의뢰한 이 화백 작품 12점 가운데 2점은 감평원이 2012년 7월 진작으로 감정한 ‘점으로부터’(From Point)와 ‘선으로부터’(From Line) 두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 소장의 말대로라면 감평원은 2012년 7월 진작으로 감정한 이 두 그림에 대한 견해를 근래 경찰 수사에서 뒤집은 셈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2점의 이 화백 작품에 대해 국제미술과학연구소, 민간 감정위원회, 감평원 감정을 거쳐 위작이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그 이후 다시 1점을 더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물감 성분(안료)과 캔버스 제작 기법이 이 화백 진작과 다르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 소장은 "국과수 감정 전 의뢰받은 작품 12점의 표면을 캔버스 나무틀에서 뜯어 살펴본 결과, 이용된 캔버스 천 가운데 일부는 2010년 이후 대량생산 체제에서 제작된 수입 캔버스 천에 찍힌 도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우환 작품 위작 12점은 시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1978, 1979년 작으로 제작 시기가 표기되어 있다"며 "이 그림들이 2010년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캔버스 천에 그려졌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감평원이 2012년 감정했던 그림의 안료나 캔버스 천 등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감평원이 맡았던 그림은 최 소장이 말한 것 같은 캔버스 천의 추정 제작 연도와 화면에 표기된 제작 연도간 시간차가 없을 수도 있다. 그보다 정밀한 위작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화백 위작은 경찰이 배포한 자료만을 근거로 봐도 앞뒤가 안 맞는 여러 문제를 갖고 있었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민간 기구들은 이 화백 작품 12점에 대해 △ 캔버스와 나무틀에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덧칠의 흔적(인위적 노후화) △ 60년대 이전 생산된 수제 못, 80년대 생산된 고정침(타카)가 한 작품에 혼용 △ 표면질감(안료의 질감), 화면의 구도, 점․선의 방향성 차이 등을 근거로 위작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3개 민간기구 모두 '공히' 위작으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감평원은 왜 4년 전 이 같은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까.

송향선 감평원 감정위원장은 감평원의 과거 이 화백 작품 진위 감정 실패와 관련한 확인 요청에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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