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동남권 신공항 발표…지역넘어 중앙 정가로 후폭풍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영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 발표가 24일로 예정된 가운데 밀양에 신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대구 도심에 다양한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2016.6.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과 밀양을 지지하는 대구·울산·경북·경남 사이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그 파장이 해당 지역은 물론 중앙 정가까지 확산되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은 계파갈등으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상황에서 텃밭인 영남권이 반으로 쪼개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지난 총선에서 영남지역 세 확장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도 지역간 갈등이 당내 갈등으로 전이될까 우려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병수 부산시장은 20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동남권 신공항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서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공정하고 투명한 신공항 용역과 경합 지역들과의 상생방안을 다시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신공항 입지 발표한 임박한 가운데 부산을 제외한 대구·경북·울산·경남 4개 시도지사가 지난 14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신공항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부산시의 가덕도 신공항 유치 행위를 비난하자 맞불 작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대구·경북·울산·경남 4개 시도지사는 공동 성명서에서 "부산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용역 추진을 저해하고,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무산을 초래할 수 있는 일체의 유치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 시장은 “신공항 유치에 실패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상태다. 그는 지난 1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신공항 유치 실패 시 시장직 사퇴와 관련 “선거 때 시민들에게 공약한 사항이다. 반드시 지키겠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입지) 결정 과정에서 어떤 정치적인 의도도 개입되지 않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결정이 된다고 하면 전문가들이 당연히 가덕도로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남지역 정치권도 둘로 쪼개져 신공항 유치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세연, 하태경, 김영춘, 최인호등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은 지난 14일 대규모 '가덕도유치염원 범시민촛불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더민주 부산시당 당원들은 이날도 해운대·사직야구장 등지에서 가덕 신공항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과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 실패 시 청와대와 정부를 상대로 불복운동까지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시민들이 원하는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한 약속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만약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부산시민들과 함께 거부운동을 함께 할 것”이라며 불복운동을 시사한 바 있다.

조원진, 김부겸, 김상훈등 대구·울산·경북·경남 4개 지역 여야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더민주 김부겸 의원은 신공항 유치를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일 문 전 대표가 부산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 유치를 지지하자 김 의원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

당시 김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와 부산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영남권 5개 자치단체의 합의를 무시하고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는 것은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가 열세라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내 대선주자간 신경전이 벌어지자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지역 차원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제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신공항 유치를 놓고 영남지역간 갈등이 과열되면서 여야 중앙당까지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특히 새누리 입장에서는 밀양이나 가덕도 어디가 되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