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슈와 관련된 자동차 업계 영향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가 오는 23일로 다가왔다. 찬반투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Brexit)와 브리메인(Bremain)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현재는 영국 콕스 의원 피습 영향과 부동층의 투표 확대 가능성 등으로 EU에 잔류하는 브리메인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투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브렉시트로 결정될 경우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영국의 EU 탈퇴 때 영국이 차지하는 규모나 역내 관세혜택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국은 서유럽 5대 국가 중 하나이며, EU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 규모(2015년 기준 신차 등록대수 263만대, EU 28개국 중 비중 19.2%)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2015년 기준 EU 28개국 승용차 등록대수는 1371만대였고 이중 서유럽 5대 국가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이 각각 321만대, 263만대, 192만대, 157만대, 103만대를 차지했다. 비중으로는 각각 23.4%, 19.2%, 14.0%, 11.5%, 7.5%이다.

둘째, 영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서유럽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EU의 산업수요는 하반기 둔화요인(미국의 금리인상, 스페인 정책효과 소멸 등)을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산업수요 2% 전후보다 높은 6% 전후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예상에 영국의 EU 탈퇴라는 변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브렉시트가 현실화 할 경우 기업과 가계의 신뢰지수 하락,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둔화, 파운드화 가치하락(수입차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영국의 신차 산업수요는 2018년까지 기존 가정보다 15~20% 하락하게 될 것으로 주요 기관들은 전망한다.


셋째, 국가별로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독일, 미국, 프랑스 기업 순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회사의 점유율이 30%를 초과하고, 영국 신차수입 85% 중 대부분이 독일 기업으로 추정된다.

넷째, 현지생산(현대차 체코 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등)과 한-EU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역내 자동차 관세혜택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브렉시트가 현실화 하면 승용차와 상용차(승합 및 화물)에 대해 각각 관세 10%와 10~22%를 부과 받게 될 것이다. 2015년 기준 현대기아차의 EU 판매는 84만4000대, 이중 영국판매는 16만7000대로, 19.8%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영국에 생산시설이 있는 업체라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 생산시설을 둔 완성차 회사도 부품을 영국으로 수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현실화 할 경우 달러당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현지법인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