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뭣이 중한디, 뭣이 중한 줄도 모름서!" 정치, 정계, 사회 등 각종 이슈에서 인용된 올해 최고 흥행 영화 속 대사다.

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연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선 연금저축을 늘리고 수익을 높여야 한다.


투자의 최종 목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금이 다른 투자와 다른 점은 장기간 투자하는 자산이라는 점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단기적으로 수익이 나더라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손실이 발생한다. 연금자산이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수익만 추구해선 될 일이 아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연금자산 역시 '원금 보장'과 같은 원금을 잃지 않는 투자 방법이 매우 강력한 안전장치임에 틀림없다. 정보가 부족하고 위험관리가 쉽지 않은 개인투자자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연금자산에 대해 수익을 내는 것보다 원금을 지키는 전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잃지 않는 것만이 안전한지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로 내렸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금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 예금에 가입한 경우 연 1.5%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자소득세를 내고 나면 1.3%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이다. 경제성장 둔화로 물가상승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2014년 1.3%에 이어 2015년에도 0.7% 상승했다. 결국 예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수익률(투자수익률-물가상승률)은 채 1%도 안 되거나 수익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경제성장 둔화, 가계 부채 부담, 글로벌 저금리 기조를 고려하면 당분간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금 보장 상품을 더 이상 안전자산이라고 쉽게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퇴직연금의 대부분이 정기예금과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에 가입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률을 높여 연금자산을 키우는 것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모두 중요하다. 오랜 기간 연금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무엇보다 연금이 연금으로 남아서, 연금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금투자를 성공적으로 하는 방법을 버핏식으로 말하면 제1원칙은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고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않는 것'(절대 중도해지 하지 않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리어왕'에서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지금 여러분의 연금을 훗날 연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답은 스스로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