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스캔들' 김민희-홍상수…변호사들이 본 이혼 가능성은

지난해 9월 1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언론시사 및 간담회에서의 김민희(가운데)와 홍상수 감독(오른쪽)

영화감독 홍상수(57)와 배우 김민희(35)의 '불륜 스캔들'이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선남선녀의 연애나 결혼이 아니라 대학생 딸을 둔 유부남 감독과 미혼 여배우의 부적절한 관계에 누리꾼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한 각종 루머만 난무할 뿐 당사자인 김민희와 홍 감독은 묵묵부답이다. 다만, 두 사람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의 아내 A씨는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지만 홍 감독은 이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나도 외도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던 간통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형사처벌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중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민법 체계에서 홍 감독이 유부남인 상태로 김민희와 관계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홍 감독의 이혼과 재혼 문제가 앞으로도 주목을 끄는 이유다.

◇ 아내와 딸 배신한 남편의 이혼 청구 가능할까?
법 전문가들은 A씨가 이혼에 합의를 해주지 않는 한 홍 감독은 이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혼소송 전문가인 조혜정 변호사는 "만약 홍 감독이 아내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한다면 100% 기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한 현재 대법원의 입장에 비춰 홍 감독의 사례는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는 어떤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합의이혼이 안 된다면 재판상 이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혼에 책임이 있는 측(유책 배우자)의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 법원은 '이혼에 있어 부부관계가 사실상 파탄된 상황이라면 유책배우자라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파탄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재판부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라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경우를 3가지로 한정했다. 재판부는 △일방의사에 따른 이혼,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진 경우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돼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경우 등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된다.

A씨가 언론과 나눈 인터뷰 등을 종합하면 A씨는 홍 감독과의 혼인관계 유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 해 '다른 여자와 살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집을 나간 홍 감독이 가정을 저버린 책임을 상쇄할 정도로 아내와 딸에 지원을 해왔다고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1년 미만의 별거 기간이 오랜 세월이 경과된 정도로 볼 수 있는 긴 시간도 아니다.

불륜 스캔들에 대한 어떤 해명도 하지 않은 김민희와 홍 감독이 향후 A씨의 말과 다른 주장을 하지 않는 한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 볼 때 조 변호사의 말처럼 홍 감독의 상황은 대법원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주는 어떤 예외 상황에도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이혼 땐 합의가 재판보다 유리
이혼할 땐 아내가 받을 수 있는 위자료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변호사는 "최근 비슷한 상황에서 법원이 1500만원 정도의 위자료를 인정한 적이 있다"며 "물론 위자료가 인정되는 범위는 1000만원 남짓에서 많게는 1억원 정도까지 천차만별이지만 설령 홍 감독의 재판상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A씨에게 법으로 인정되는 위자료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혼을 전제로 경제적 조건만을 따진다면 A씨의 입장에서는 상간녀나 외도한 배우자를 상대로 개인적인 합의금 명목의 위자료를 받아 합의이혼을 하는 것이 재판상 이혼을 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는게 조 변호사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이혼소송 전문가 B변호사는 "A씨가 이혼하지 않으려는 것이 홍 감독의 김민희와의 재혼을 막으려는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홍 감독의 이혼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인터뷰 기사내용을 보면 A씨는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남편과 딸에 지속적인 애정을 보이고 있다"며 "홍 감독이 A씨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한다 해도 A씨가 계속 이런 태도를 유지하면 법원 입장에서 절대 홍 감독의 이혼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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