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영입에 지갑 털린 개미들

국민MC 유재석이 에프엔씨엔터 (4,170원 ▲20 +0.48%)테인먼트(FNC엔터)에 영입된다는 정보를 이용해 수억원대의 부당이익을 남긴 연예기획사 투자자들이 검찰의 수사망에 올랐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익은 고스란히 개미투자자의 손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유명 연예인의 영입이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지난해 FNC엔터는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정우 등 유명 연예인을 대거 영입했지만 현금흐름은 전년보다 악화됐다.

개그맨 유재석/사진=머니투데이 DB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유명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 A씨와 지인 2명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이달초 주거지 등 4~5곳을 압수수색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인 연예기획사가 유명 연예인을 영입한다는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4억원에 사들인 주식 2만1000주를 6억원에 되팔아 2억원 상당 부당이득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영입된 유명 연예인은 유재석으로 전해진다.

FNC엔터는 유재석 영입이 알려진 지난해 7월 16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다음날 장중 19.44%까지 상승했으나 하락 반전해 7.22% 떨어진 2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한 달 여간 상승과 하락을 이어가다 8월 24일 영입 발표이전 수준인 2만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예인 A씨 등은 이 과정에서 부당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유재석 영입 소식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다. 16일 상한가를 기록하자 기관투자자는 30만5400주를 순매도했고 다음날에는 39만8600주를 팔아치웠다. 이틀간 외국인은 6만8800주를 순매도했다. 개인들이 기관과 외국인이 내놓은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면서 주식을 끌어올린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선 것은 연예인 영입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다. 유재석의 방송 출연료는 회당 1000만~1200만원, CF 1년 계약금은 6억원 수준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약 40억~50억원 가량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하지만 회사 몫으로 떨어지는 액수는 적다. 톱스타 연예인의 경우 수익의 10~20%가 회사에게 돌아가는 것을 감안하면 FNC엔터가 유재석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4~10억원 정도다. 여기에 유재석에게 들어간 전속계약금과 매니지먼트 비용을 빼면 남는 돈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FNC엔터는 지난해 매출(726억원)은 전년보다 55% 늘었지만 영업이익(59억원)은 49%가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속계약금으로만 120억원 가량을 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급 연예인일수록 회사에 돌아가는 몫은 적어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회사는 다른 소속 연예인과 신인 아이돌 등의 TV 노출을 높이는 효과를 보기위해 유명 연예인을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FNC엔터는 오전 11시 현재 전일보다 10.42%(1500원) 하락한 1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