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삼성·LG전자, 작년 매출 5조 줄어든 유럽 '비상'

49조4753억원(2014년)→44조4437억원(2015년)→?(2016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양대 전자기업인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와 LG전자 (92,200원 ▼600 -0.65%)는 지난해에만 유럽지역 매출이 5조원 넘게 줄었다.


가뜩이나 경기회복이 더뎠던 유럽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현실화로 혼돈에 빠져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 하락이 우려된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오후 브렉시트가 가결됨에 따라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추진한다.

영국이 EU를 떠나면 당장 세제, 금융 등 각종 규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영업전략도 새로 짤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주요 제품별로 별도의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변동 가능성에 따라 자금조달과 현지 통화 운용 전략도 전면 재검토한다.

이날 삼성전자 관계자는 "브렉시트 관련해 (탈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이번 투표결과가 놀랍지는 않다"며 "현재 이 건과 관련해 전사 차원에서 소집한 회의는 없지만 준비한 시나리오에 따라 차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다른 계열사들도 현지 영업 상황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며 각 사별로 대응할 계획이다.

LG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LG경제연구원 등을 통해 우리 기업에 미치는 파장을 연구해온 만큼 각 사별로 대비책을 추진한다.

삼성과 LG 등 우리 전자기업들은 영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유럽 지역 판매 자체가 타격을 받는다는 게 문제다. 영국의 EU 탈퇴 파장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가 위축되고 결국 현지 영업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인건비 때문에 현지에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업체는 거의 없지만 유럽 전체적으로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유럽지역 판매하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미 유럽 지역 성적표는 수년째 좋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유럽 매출비중이 19.6%에 그쳤다. 지난해 20% 아래로 떨어진 뒤 여전히 비중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유럽 비중이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던 LG전자는 1분기에 11.6%를 기록해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여파로 올해 매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LG전자는 10년 전만 해도 매출의 4분의 1을 유럽에서 올렸다.

금액으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에서 38조62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년 새 약 4조3000억원이 줄었고 LG전자는 5조8143억원으로 약 7000억원이 감소했다.

영국은 이날 투표가 가결되면서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탈퇴의향을 EU에 제시할 예정이다. 탙퇴의향서를 제출하면 앞으로 2년 동안 남은 EU 회원국과 관세, 국가 간의 이동 등을 협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