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ED 시장 '톱3' 첫 진입…비메모리 힘쓴다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가 LED(발광다이오드)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톱3'에 처음 진입했다. 삼성은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비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LED 반도체 시장에서 2억4100만 달러(약 28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6.1%로 일본 니치아(점유율 14.1%), 독일 오스람(8.1%)에 이어 3위다.


LED 시장은 그동안 1위 니치아의 뒤를 오스람과 필립스 계열의 루미레즈가 뒤따르며 선두권을 형성해왔으나 삼성전자가 루미레즈를 제치고 올라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매출액 9억5400만 달러로 니치아(22억8400만 달러), 오스람(12억7000만 달러), 루미레즈(11억4700만 달러)에 이어 4위였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LED 시장 장악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LED 칩을 감싸는 플라스틱 금형(몰드, mold)과 기판, 광원을 연결하는 금속선을 없앤 '칩 스케일 패키지' 부품도 출시했다. 디자인이 자유롭고 열저항이 낮으며 공정 단순화로 신뢰성을 높였다. 새 제품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준중형 차량용 전조등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5월에는 조명용 LED 부품의 안전 검증에 필요한 시험의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UL(유엘) 인증도 따냈다. UL은 북미 지역 대표 안전 인증 기관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미국에 제품을 수출할 때 생산, 수입, 판매 등 전 유통 채널에서 UL 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LED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IHS는 대표적인 질화갈륨(GaN) LED의 경우 시장 규모가 올해 144억 달러에서 2021년 17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처럼 비메모리(시스템LSI) 시장은 사정이 낫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4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압도적 1등을 달리고 있지만 비메모리 분야를 키워야 하는 이유도 성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1등을 하는 비메모리 제품은 DDI(디스플레이 구동 칩), 신용카드에 들어가는 IC(집적회로)칩 정도다.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이 1등으로 삼성전자는 5위권이다. 소니가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는 2위다.

삼성전자는 첨단 미세공정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시스템LSI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역시 성장세가 가파른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에서는 지난해 25억29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매출이 2014년(6억400만 달러)에 비해 1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하면서 6억6600만 달러에 그친 마이크론을 따돌리고 종합반도체회사(IDM) 중에 파운드리 1위에 등극했다.

파운드리 전문 기업으로서 업계 1위인 대만 TSMC에 비하면 아직 10분의 1 수준이지만 올해부터 독보적 기술을 무기로 실적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 가장 앞선 14나노 1세대 핀펫 공정으로 AP를 생산해내 실적이 급등했는데 올해부터는 소비전력은 줄이고 성능은 올린 2세대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