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범정부 대응체계 마련…"영향 최소화 총력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브렉시트(Brexit)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가동한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등에 나서는 등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쓰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거시 경제금융회의는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변수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체다. 정부는 이날 두 차례나 회의를 열었다. 그만큼 브렉시트의 파급력은 컸다.

오전 회의 때만 하더라도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영국 내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반영한 예측이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정부는 급히 2차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를 주재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당초 시장은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예상했지만 탈퇴로 결정됨에 따라 향후 영국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우리 경제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주목한다. 당장 이날만 하더라도 국내 외환·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이에 따라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를 반장으로 하는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이 가동된다. 점검반은 주요통화의 움직임과 외화자금시장, 외국인 자금유출입 동향 등을 살핀다. 필요할 경우 유일호 부총리가 주재하는 관계부처 장관회의도 열어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최 차관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포함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고 금융사들의 외화유동성 상황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외환·금융시장과 달리 실물경제 파급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주재로 열린 실물경제 상황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브렉시트가 세계경제에 중대한 위험요인이지만 우리 실물경제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다. 영국의 한국 투자도 외국인 투자액의 1.2%에 그친다. 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금융부분의 변동성이 수출 등 실물경제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계부처가 협의하기로 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려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외환시장의 강달러 현상과 다른 통화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고,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가 나타나 아베노믹스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당국의 또 다른 축인 한국은행도 이날 두 차례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행은 브렉시트에 대응하기 위해 국외 사무소와 본부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해외 현지 금융시장이 개장된 후 상황을 살피기 위해선 장병화 한은 부총재 주재로 26일 오후 2시 종합 점검회의가 열린다. 27일 오전 8시에는 브렉시트 관련 3차 통화금융대책반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