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장 "브렉시트 큰 영향 없다…본사만 영국에 있을 뿐"

박종복 SC제일은행장 / 사진제공=SC제일은행

"본사만 영국에 있을 뿐 큰 영향은 없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확정된 지난 24일 오후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을 만났다. 박 행장은 브렉시트 영향을 묻는 질문에 담담하게 답했다.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영업은 주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영국에 지점은 물론 ATM(자동화기기) 1개 조차 없다.

박 행장은 "주요 비즈니스는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등에서 이뤄진다"며 "달러 조달 역시 런던뿐만 아니라 뉴욕 등 글로벌하게 이뤄지는 만큼 브렉시트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 등 글로벌 현지법인도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하진 않았다. 본사에서 브렉시트 관련해 지침도 내려오지 않았다. 투자자들을 위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란 긴급 보고서만 배포했을 뿐이다.

박 행장은 "브렉시트 관련해 미리 상황을 공유해왔다"며 "911테러처럼 갑자기 닥친 상황도 아니다보니 비상대응할 정도로 크게 대응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환율 및 주식 변동 등 심리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심각한 정도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행장은 선거결과, 브리메인(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으로 결정났어도 영국이 언젠가 다시 브렉시트를 추진할 것이란 불확실성이 남아 계속 이슈가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 행장은 "브렉시트가 바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변수와 영국, EU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역학관계도 있다”며 "브렉시트 찬성률이 높지 않아 재투표하자는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브렉시트로 시장 전망을 바꿀 계획도 없을 정도로 한국 경제나 국내 은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번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행장은 "하반기에 2번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망보다 빠른 6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10월이나 11월에 한번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행장은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명예퇴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행장은 "적자가 나는 지점, 상권이 바뀐 지점 등을 관리하겠지만 추가적인 명예퇴직은 없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다음달 1일 창립 87주년을 맞이한다. 삼성카드, 신세계, NHN엔터테인먼트 등 이종업종과 제휴를 강화하고 '제일'이라는 이름도 되찾은 SC제일은행은 창립기념일에 ‘뉴 뱅크, 리스타트’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박 행장은 "10~20년 후에는 지금과 같은 지점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기반을 다지는 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