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원고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도현)는 평화방송이 사진작가 전대식씨(60)와 도서출판 큰나 대표 최명애씨(57)에게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평화방송은 "전씨 등이 책 '그래도 사랑하라'를 발간했는데 평화방송에 저작권이 있는 고 김 추기경의 말씀과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책의 출판 금지, 완제품 전량 폐기에 더해 수익금 5억3천400만원과 위자료 1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전씨는 1989년부터 2009년까지 평화방송의 사진기자로 일하며 고 김 추기경의 사진을 찍었다. 이후 2012년 그 사진들과 말씀을 모아 책 '그래도 사랑하라'를 출판했다.
재판부는 구술원고에 대해 "김 추기경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은 평화방송의 저작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전씨가 발췌한 분량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출처도 참고문헌 형식으로 밝히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책에 쓰인 사진 110장 중 12장이 평화방송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원고에게 1장당 10만원씩 총 12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책 출판 금지, 완제품 전량 폐기 요구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는 사진 일부만 폐기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2016.06.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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