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분주' KEB하나은행 런던지점 "우리기업 피해 최소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현실화로 금값이 치솟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 23일(현지시간) KEB하나은행 런던지점의 박경태 팀장은 불안하긴 했지만 일찍 퇴근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선거가 끝난 뒤 일부 여론조사기관이 '잔류' 우세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뜬눈으로 잠을 새우진 않았지만 보통 때보다 일찍 일어난 박 팀장은 브렉시트가 확정적이라는 뉴스를 확인한 뒤 출근을 서둘렀다. 평소 오전 8시 넘어서야 출근하던 직원들도 비상연락망을 돌리지 않았지만 24일에는 오전 7시30분 이전에 모두 출근했다.

지난 24일 오전 브렉시트 관련 회의를 마친 박 팀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론 조사 결과 잔류 우세여서 잔류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출근하자마자 각종 회의로 KEB하나은행 런던지점은 바빴다. 런던에 나와있는 다른 회사 주재원끼리 의견을 교환하고 서울에 있는 본사에 브렉시트 관련 내용도 보고했다.

브렉시트로 환율은 요동치고 런던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1700원대였던 원/파운드화는 한때 15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1600원대로 마감했다. 하지만 패닉 수준은 아니란 것이 KEB하나은행 런던지점의 판단이다.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확정됐지만 실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까지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영국 정부 발표 내용의 영향을 분석하느냐고 분주했다"며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여파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패닉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당장 KEB하나은행 런던지점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전망이다. 파운드화 대출이 20% 내외로 적고 파운드화 대출에 대한 이자 역시 파운드화로 받기 때문에 파운드화 급락 영향도 적다.

KEB하나은행은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브렉시트로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우리 기업으로 현대·기아차의 런던 현지 판매법인을 꼽았다. 유럽 본토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영국에 들여오려면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최근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높아졌는데 브렉시트로 관세가 부과되면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영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대출자산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