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투자자 골드러시…금값 상승률 최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서울 종로구 묘동 한국금거래소 본점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영향으로 국내 금값 상승률이 역대 최고에 이르는 등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돈이 금, 달러화,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안전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금 1g의 가격(24일)인 전일보다 5.04%(2370원) 급등한 4만9420원(3.75g=18만5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3월 개장이후 일일 가격 상승률이 5%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에 세운 최고가(4만9480원) 기록 갱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거래량은 62.9kg, 거래대금은 30억8400만원으로 전일 대비 각각 3.5배 정도 늘었다. 지난 2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금 가격은 전날보다 4.7% 상승한 온스당 13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값 상승은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과 안전선호 심리에 영향을 받은 것로 보인다. 금 이외에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와 엔화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지수는 전일보다 2.33% 올랐고, 달러대비 엔화는 3.7% 절상으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도 일제히 떨어졌다. 국채 3년물부터 30년물까지 전기간에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들이는 사람이 많아지자 금리가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망 ETF는 통화 관련 엔화와 스위스 프랑 등 안전 통화 관련 ETF를 제시한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달러표시 채권 등에 대한 관심 역시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관련 EFT 투자도 크게 늘었다.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는 전일보다 11.33% 오른 1만4105원에 지난 24일 장을 마감했다. 달러 가격에 영향을 받는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는 5.15% 올랐다.

금보다는 향후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은 초기에는 다른 안전자산들과 함께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증시가 급락하며 패닉 모드에 돌입할 경우에는 달러화와 엔화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