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고재호 재임때 5조4000억 분식회계…남상태는 내일 소환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남상태 전 사장(66)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을 오는 27일 오전 9시30분에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남 전 사장은 측근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남 전 사장의 이같은 행위로 회사에 800억원대 피해가 발생했다고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자신의 측근을 챙겨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수단은 남 전 사장으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받고 이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 정모씨(65)를 지난 17일 구속해 조사 중이며 건축가 이창하씨 등 또다른 측근들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벌였다.

이 외에도 남 전 사장은 연임이 끝난 뒤 3연임을 하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재임 기간 중 분식회계를 저지른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남 전 사장의 재임기간동안 일어난 분식회계는 아직 조사 중"이라며 "내일 소환은 남 전 사장의 재임기간동안의 개인비리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고재호 전 사장(61)의 재임기간(2012~2014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에서 순자산을 기준으로 5조4000억원대의 분식회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고 전 사장과 함께 일했던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씨는 이같은 혐의로 전날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이 이 기간 동안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임의로 축소하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 2014년 모두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다가 지난해 '5조5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했고 이중 2조원의 손실은 2013, 2014년에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회사 경영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이 지급됐다"며 "이 목표치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실무자들이 예정원가를 조정하는 등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고의적인 회계 사기(accounting fraud)"라며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기업어음을 팔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거나 성과급을 받기 위해 사기를 쳤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고 전 사장이 회계사기를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조만간 고 전 사장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