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직후 2개월 넘게 현장 수습 작업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유진현)는 A경감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A경감은 진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으로 근무하던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뒤 현장 수습 업무를 맡았다. A경감은 민간 어선을 타고 침몰 현장에 나가 상황을 살피거나 실종자, 유실물을 수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시신이 인양되면 상태와 인상착의를 확인해 유족을 찾아주는 작업도 맡았다.
A경감은 2개월 넘게 3~4일을 제외하고는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고 아내에게는 ''(희생자들이) 안쓰러워 못 보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도 상반기 특별승진 대상자로 추천됐으나 탈락했고 이 일이 있고 난 뒤인 6월26일 A경감은 진도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보상을 청구했지만 연금공단은 '특진 심사에서 탈락해 좌절감·서운함으로 과하게 마신 술이 사망의 원인이 됐다'며 보상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경감이 세월호 사고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로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이 발병했고, 그로 인해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진 탈락은 업무와 우울증 사이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사정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16.06.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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