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장 이후가 관건”…韓銀, 브렉시트 긴급 점검회의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61.46포인트(3.09%)내린 1925.24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이 지난 24일(금) 이미 시장에 한 차례 반영됐지만 이 문제의 방향성 여부는 27일 개장 이후가 될 것 같다”(한은 고위 관계자)

한국은행은 26일 오후 2시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본부 및 △뉴욕 △워싱턴 △런던 △프랑크푸르트 △동경 △북경 △상해 △홍콩 등 각 거점별 국외사무소간 컨퍼런스콜을 통해 각국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논의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장기적인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게 보고 있다”며 “생각보다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27일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국내외 주가 및 금리가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및 엔화가치는 급등했다.

실제로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 유로지역 주변국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경우 국내 10년물 금리가 하루 만에 16~87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신흥국들도 주가가 하락하고 통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우리나라는 24일 당일 주가는 3.1% 하락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13bp 하락했다. 원화 환율은 하루 만에 2.5% 절하됐다.

유가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4.9% 하락한 반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하루 만에 4.7%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 우려로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브렉시트 진행과정에서 나타날 제반 리스크 요인과 영향 등을 지속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27일 오전 8시 장 부총재 주재로 제3차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주말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에 참석한 이주열 총재는 브렉시트 이후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귀국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이 총재는 당초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하루 앞당겨 27일 오후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귀국 즉시 한은으로 돌아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브렉시트 투표결과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직접 관련 현안을 챙기기 위해 귀국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며 "지난 주말 BIS 총재회의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논의를 해서 얻은 정보를 활용해 관련 부서에 대응책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기간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에 참석한 주요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브렉시트 사태 이후 각국의 금융시장 작동여부와 안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