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브렉시트發 유럽 행보 제동 걸릴까

국내 대형 광고회사들이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장·단기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 불안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 우려가 제기되지만 환율 등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27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 (18,750원 ▼30 -0.16%), 이노션 (22,100원 ▲200 +0.91%) 등 유럽에 법인을 두고 확장 전략을 꾀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들은 광고주 기대심리 위축으로 인한 단기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은 광고 회사에서 중국 다음으로 꼽는 핵심 지역이다.


제일기획 측은 "현재 유럽 현지 분위기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브렉시트로 인한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일기획 유럽 지역 매출총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3%. 중국 다음으로 매출총이익 규모가 크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등 13개 국가로 구성된 유럽 본부는 단일 국가 수로 가장 많은 나라를 포함한다.

규모에 걸맞게 성장세도 꾸준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유럽지역 영업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한 520억원으로, 같은 시기 565억원을 기록한 중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 들어 진행한 M&A 행보 역시 유럽이 중심이었다. 2014년 11월 영국 기반의 마케팅 전문회사인 아이리스를 인수한 제일기획은 올해 4월 B2B(기업간거래) 마케팅 전문회사 파운디드를 매입했다. 파운디드는 영국에서 2012년 설립된 회사로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기록 중인 전도유망한 회사로 알려진 곳이다.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유럽 지역 강화 전략을 수립한 이노션도 유럽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노션은 2006년 진출한 영국을 포함해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에 7개 거점에서 제작하는 광고물의 크리에이티브 수준을 높이자는 전락 하에 지난 22일 '베를린 허브'를 출범한 바 있다.


이노션은 유럽 지역 환경 변화에 따른 불안감은 크지만 미주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환율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총이익에서 미주지역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가장 많다. 한국 본사(28%), 유럽지역본부(15%)가 그 뒤를 잇는다.

이노션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우려가 있지만 미주 매출이익 기여도가 가장 큰 사업구조 상 현재 달러강세·엔화강세 환경은 우호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시장불안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준비하면서 베를린 허브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발 여파가 광고시장에 주는 충격에 대해 관망하는 입장이다. 홍정표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광고시장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광고주들의 움직임에 따라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다만,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대형 광고회사들이 전체 매출 비중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환율 영향도 제조업처럼 민감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