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김성민, '5명에게 새 삶' 주고 떠나다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자살 기도 이후 뇌사 판정을 받은 배우 故 김성민(43)의 빈소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김성민은 콩팥, 간장, 양 각막 등 총 5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배우 김성민(43)이 5명에게 자신의 못다한 생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본원에서 김성민의 장기 기증에 관한 브리핑을 열었다.

병원 측은 김성민이 유족들의 동의를 받고 콩팥 2개와 간장 1개, 각막 2개를 난치병 환자 5명에게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민은 평소에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병원은 뇌사판정위원회를 열고 오전 8시45분 최종 뇌사 판정을 진행했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 교수는 “뇌로 가는 혈류와 뇌파가 소실된 상태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뇌간 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두 차례 확인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뇌사 판정 시간은 이날 오전 10시10분이었다.

또 “김씨가 평소 가족이나 친구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면서 가족이 이틀만에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뇌사 상태는 대뇌, 소뇌, 뇌간의 모든 기증이 정지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면 심장의 박동능력에 의해 생명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최대 2주 안에 사실상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김성민의 장기 적출 수술은 수사기관의 지휘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돼 6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한편 김성민은 지난 24일 새벽 2시께 서울 서초구 내 자택 욕실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김성민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 타살 여부에 대해 수사했지만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장례식장은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되며 발인은 2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