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영화·콘텐츠 1265억 결성…전체 70% 육박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인 모태펀드가 1265억원 규모의 영화·콘텐츠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모태펀드는 올해 중소기업 투자 분야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지만, 회수 자금을 바탕으로 영화·콘텐츠 분야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7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총 1865억원 규모의 2차 정시 출자사업을 확정했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출자를 1년에 2번 실시(정시)한다. 이번 정시 출자 사업은 올해 모태펀드의 공식적인 마지막 펀딩인 셈이다.


모태펀드는 정부 부처별 출연금을 기준으로 구분한 '계정'에 따라 출자 분야를 선정한다. 이번 정시 출자사업의 경우 지방에 소재한 벤처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지방계정과 관광산업에 투자하는 관광계정을 제외한 문화·미래·영화계정은 6개 벤처캐피탈을 선정, 총 6개의 펀드(1265억원)를 결성키로 했다.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경우 융합콘텐츠펀드(300억원), 콘텐츠 영세기업 및 제작초기펀드(120억원), CG(컴퓨터그래픽)·애니메이션펀드(200억원)를 조성한다. 미래계정에서는 디지털콘텐츠 해외진출펀드(150억원)와 CG·VFX(시각적 특수효과)전문펀드(255억원), 영화계정은 CG한국영화펀드(240억원)를 각각 결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출자사업은 공신력이 높은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로 일부 자금을 미리 투자하면 이를 토대로 벤처캐피탈이 민간투자자를 모아 펀드 결성을 매듭짓고 운용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펀드를 운용할 벤처캐피탈을 확정한 뒤 실제 펀드 결성이 이뤄지기까지 6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정시 출자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추가 펀드 조성이 필요하거나 정부의 추경예산이 반영되면 하반기에 1차례 출자사업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아우르는 모태펀드 주력인 중진계정은 올해 신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이번 출자사업에 배제됐다.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투자와 결성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을 만큼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가 급증했던 점을 감안해 올해 중진계정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 한국벤처투자는 투자 종료후 회수한 자금을 활용해 중진계정의 신규 펀드 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영화·콘텐츠 투자를 주력으로 삼는 문화·미래계정은 올해 1010억원의 신규 예산을 확보, 올해 모태펀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모태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나 콘텐츠 산업은 투자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분야"라며 "올해 모태펀드의 기대수익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