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아 1인당 지원비 22만원? 사실 왜곡"…학부모 뿔났다

전국 사립유치원이 정부에 보육비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뜻으로 집단 휴원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국공립유치원 관계자와 일부 학부모들이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공립유치원생 1명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돈이 사립보다 4배 이상 많다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측 주장에 어폐가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다수의 유치원 학부모·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오는 30일 벌어질 사립유치원 집단 휴원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휴원에 찬성하는 쪽은 공립과 달리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는 반면 반대 측에서는 아이들을 볼모로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치원 교사,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는 유치원 1인 원아 지원금 그림파일. 내용은 사립유치원 측이 국공립유치원에 지원되는 돈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가장 논점이 되는 부분은 사립유치원이 주장한 '원아 1인당 정부 지원금'이다. 집단 휴원과 항의 집회를 동시에 진행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공립 원아 1명에게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이 99만원인 반면 사립 원아 1명에게 지원되는 돈은 22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한유총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임용고시 응시생 커뮤니티인 '유치원의 임용고시'의 한 회원은 게시글을 통해 "한유총에 문의한 결과 '국공립유치원아 1인당 지원금'으로 제시된 99만원은 단순 학비가 아닌 국공립교사 인건비, 시설 설치비 등 각종 예산이 전부 포함된 반면 사립유치원 지원금은 누리과정 지원액(학비)만 따로 떼어낸 것이므로 비교 준거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국공립유치원은 정부가 건물을 지어주고 인건비를 부담하는 게 당연한데 이를 학비에 포함시켜 수치를 불리고 사립유치원은 같은 항목의 예산을 의도적으로 빼 불공정한 수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예 유치원 원장에게 불만을 직접 표한 학부모도 있다. 자신이 유치원 학부모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 유치원 원장님께 거짓된 자료로 엄마들을 현혹시키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누리 지원금 22만원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학부모가 내는 돈이 똑같은 걸 보면 결국 이번 사립유치원의 시위는 국공립유치원 수를 줄이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사립유치원이 지원금을 더 달라고 주장하려면 의무도 함께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성동구 6세 원아를 키우는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 유치원 등록을 위해 설명회를 5군데 정도 돌아다녀보니 원별로 방과후수업 갯수가 천차만별이고 이에 따라 학비도 기준없이 들쑥날쑥했다"며 "지원금을 더 올려달라고 주장하려면 사립유치원도 회계나 수업료 책정 등을 좀더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유총은 오는 30일 회원 사립유치원 3500여곳이 하루 업무를 중단하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학부모 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휴원 참가 유치원은 전국 사립유치원 4200여곳 중 83.3%에 해당된다. 한유총은 △국·공립유치원 증설 예산으로 사립유치원을 지원할 것 △현재 22만원인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비를 30만원으로 인상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